-
-
충청매일
2023.02.20 19:47
기원전 300년 전국(戰國)시대, 조나라 무령왕은 군대를 개혁하여 나라를 강국으로 만든 인물이다. 당시 북방 오랑캐들은 조나라 국경을 자주 침범했다. 군대가 이들을 잡으려고 출동하면 오랑캐들은 이미 약탈을 끝내고 멀리 도주한 후였다. 이는 병사들이 불편한 의복을 입느라 매번 늦은 것이다. 조정 신하들은 이를 바꾸려 하지 않았고 오랜 전통이라 어쩔 수 없다고 여겼다. 하지만 무령왕은 이를 용납하지 않았다. 군제를 개혁하지 않고는 나라가 살아남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신하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군대 의복을 북방 오랑캐처럼 단순하고
-
충청매일
2023.02.12 18:47
기원전 350년 전국(戰國)시대, 소진(蘇秦) 주(周)나라 낙양 사람이다. 젊은 시절에 정치에 관한 계책을 제시하여 벼슬을 얻는 유세술(遊說術)를 배웠다. 당시 유세술은 천하제일 강자인 진(秦)나라에 대하여 한(韓), 위(魏), 조(趙), 제(齊), 초(楚), 연(燕) 여섯 나라가 연합하여 대항하는 계책을 합종(合縱)이라 하고, 진나라를 중심으로 여섯 나라를 각개격파하는 술수를 연횡(連橫)이라 불렀다.소진은 가난한 농부의 집안이라 빚은 내어 유세를 떠났다. 먼저 대국인 진나라로 갔으나 외국인 등용을 꺼려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이어
-
충청매일
2023.02.06 18:26
기원전 295년 한(韓)나라 양왕 12년, 이 해에 장자인 태자 영이 죽었다.태자의 자리를 놓고 둘째 공자 구와 초나라에 볼모로 있는 셋째 공자 기슬이 다투었다.신하 소대(蘇代)는 기슬을 지지했고, 신하 공중치는 구를 지지했다. 소대가 계략을 꾸며 장수 한구에게 말했다.“지금 초나라 왕은 공자 기슬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마침 초나라 병력 10만명이 국경 근처 방성에 주둔하고 있습니다. 아마 이 군대가 기슬의 귀국을 호위할 것입니다. 그대가 양왕에게 건의하여 초나라의 침입에 대비해 국경 옹지를 지켜야 한다고 건의하십시오. 그러면 왕은
-
충청매일
2023.01.29 15:53
기원전 330년 제나라 위왕은 재상 추기자와 장군 전기(田忌)를 중용하여 나라를 다스렸다. 하지만 이 둘은 그다지 사이가 좋지 않았다. 어느 날 조나라에서 다급하게 구원을 요청하였다. 위(魏)나라가 쳐들어와 조나라 도읍 한단을 포위한 것이었다. 이에 재상 추기자가 위왕에게 아뢰었다.“위(魏)나라가 조나라를 점령하면 강대국이 될 텐데 어찌 우리 제나라에 이롭겠습니까? 조나라를 구하는 것은 위나라를 약하게 만드는 일이고, 조나라에 대한 의리를 지키는 일입니다.”위왕이 추기자의 말을 따랐다. 하지만 군대 통솔 문제로 재상 추기자와 장군
-
충청매일
2023.01.15 19:42
기원전 420년 전국시대, 어느 날 위(魏)나라 문후가 신하 이극(李克)에게 물었다.“집안이 어려워지면 현명한 아내를 생각하게 되고, 나라가 어지러워지면 현명한 재상을 생각한다고 했소. 신하 위성자(魏成子)와 적황(翟璜) 중에 누가 재상으로 적합하겠소?”이에 이극이 대답했다.“소신의 어리석은 말보다는 군주께서 직접 그 둘을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평소에 그들이 어떤 사람과 가까이 어울리는가를 살피고, 그들이 추천한 이들이 어떤 인물인가를 살피고, 그들이 어떤 공이 있는가를 따져보면 누가 적합한지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이에 문후가
-
충청매일
2023.01.15 19:41
얼마 전 졸업한 여고에서 교지(校誌)에 실릴 글을 청탁받았다.여고생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주는 글을 써야 할지 적잖은 고민 끝에 ‘뒷모습의 두 얼굴’ 이란 제목으로 나름대로 심혈을 기울였다.정초가 지난 어느 날 ‘성녀(成女)’ 교지가 집에 도착했다. 졸업 후 46년 만에 받아보는 교지를 보자 반가움에 즉시 개봉했다. 표지에는 제61회 졸업을 알리는 숫자와 함께 학교 전경이 실린 사진과 교화인 목련과 교목인 느티나무가 꿈 많던 여고 시절을 소환해 왔다. 무엇보다도 여고를 상징했던 세모꼴 뺏지를 보니 3년 동안 학창 시절이 주마등처럼 스
-
충청매일
2023.01.09 17:38
기원전 325년 전국시대, 중원에 자리한 조(趙)나라는 나라가 쇠약해지자 외세의 침입이 빈번했다.동쪽으로는 연나라와 제나라가 쳐들어왔고, 서쪽으로는 진(秦)나라가 쳐들어왔고, 남쪽으로는 초나라와 월나라가 자주 쳐들어 왔다.이런 위기 상황에서 조나라 제6대 임금인 무령왕(武靈王)이 즉위하였다.주변 여러 나라가 군주를 왕(王)이라 칭하였다. 하지만 조나라는 이에 따르지 않았다. 무령왕은 이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왕이라니, 실속도 없는 그런 헛된 이름이 나라에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하고는 자신은 여전히 군주(君主)라고 칭하였다. 이는
-
충청매일
2022.12.12 17:14
기원전 260년 전국시대(戰國時代), 주(周)나라는 사방으로 강대국의 위협에 직면하여 위태로울 지경이었다.난왕(赧王)이 즉위하였으나 경제는 파탄이었고 군대는 열악하였고 정치는 혼란스러웠다. 왕실은 명색뿐이었지 아무런 해결책이 없었다.어느 날 남쪽 초나라가 한나라의 옹지 지역을 공격하였다. 전쟁은 몇 달 지속 되었다. 물자가 부족한 한나라는 급히 동쪽 주나라 지역에서 갑옷과 무기와 식량을 징발하려 했다. 난왕이 이 소식을 듣고 두려워 급히 똑똑한 신하 소대를 불렀다.“한나라가 쳐들어온다는데 이를 막을 방법이 없겠는가?”그러자 소대가
-
충청매일
2022.12.04 16:21
기원전 490년 춘추시대 말기, 오나라 합려는 죽기 전에 월나라 구천에 대한 복수를 유언으로 남겼다. 태자인 부차(夫差)가 왕위를 잇자 가장 먼저 부친의 원수를 갚고자 했다. 그 결심을 잊지 않기 위해 날마다 딱딱하고 차가운 땔나무 위에 누워 자면서 복수의 의지를 다졌다.“월나라 구천아 기다려라. 내 너를 잡아 죽일 것이다!”구천이 이 소식을 듣자 이렇게 말했다.“가소롭구나! 이번에는 부차를 사로잡아 오나라를 멸망시키고 말겠다.”구천은 신하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서둘러 전쟁을 강행했다. 부차가 이 소식을 듣고 전군 동원령을 내렸다.
-
충청매일
2022.11.28 19:44
기원전 514년 춘추시대, 간장(干將)은 검을 만드는 장인이다.오나라의 서쪽 초나라의 동쪽 경계에 살아 두 나라에서 명성이 높았다. 어느 날 오나라 왕 합려가 명검을 주문하였다.간장이 칼을 만들기 위해 오나라에서 가장 철 성분이 뛰어난 오산의 철을 구해 재료로 삼았다. 이어 하늘과 땅의 기운을 살피고, 음양의 기운이 같은 날을 택해 작업을 시작하였다.그런데 용광로에 불을 붙이고 석 달이 지났는데도 철이 녹지 않아 쇳물이 흐르지 않았다. 간장이 근심하자 아내 막야가 말했다.“명검을 얻으려면 사람의 지극한 정성이 필요하다고 들었습니다.
-
충청매일
2022.11.20 17:25
기원 630년, 당나라 태종 이세민(李世民)은 신하들과 나눈 담론 중에 정치와 국정에 도움이 되는 내용을 담아 ‘정관정요(貞觀政要)’를 편찬하였다. 이는 현대에 이르러서도 지도자의 지침서로 손꼽힌다.당 태종은 왕위에 오르기 전에 검약하겠다고 신하들과 약속했다. 하지만 왕위에 오르자 이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오히려 사치와 향락이 심해졌다.왕의 자리에 오르면 나라 안에 최고의 부를 가지게 된다. 또 왕보다 높은 이가 없으니 왕의 명에 거역하는 자가 없다.왕의 말이 곧 법이니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 공정은 사라
-
충청매일
2022.11.14 15:59
기원전 571년 춘추시대, 이 무렵 정(鄭)나라는 뿔은 진(晉)나라에 잡히고 꼬리는 초나라에 잡힌 가련한 암소 같은 처지였다.이 두 나라가 정나라를 차지하기 위해 자주 쳐들어왔다. 그때마다 정나라는 한바탕 난리를 쳐야 했다. 나라가 작으니 강대국의 기침 소리에 자주 태풍을 만나는 격이었다.게다가 군주 희공(釐公)은 간신들의 말을 믿어 나랏일을 잘 이끌어가는 재상 자사(子駟)를 제거하려 했다. 하지만 자사가 이를 미리 알고 선수를 쳤다. 궁궐 요리사를 시켜 몰래 음식에 독약을 넣었다. 그날 저녁을 먹은 희공은 일찍 잠들었는데 다음날
-
충청매일
2022.11.06 16:03
기원전 505년 춘추시대, 초나라는 대대로 남방의 강대국이었다. 그러나 소왕(昭王) 무렵에 낭와(囊瓦)를 영윤에 임명하자 사정이 달라졌다. 작은 제후국인 채나라는 오래도록 초나라와 우호 관계였다. 하루는 채나라 소후가 초나라를 방문하여 귀한 보물을 소왕에게 바쳤다. 그런데 낭와가 소후를 따로 불러 말했다.“소왕에게 바친 보물을 내게도 주시오. 나는 초나라의 영윤이오!”이에 소후가 대답했다.“초나라 대왕에게 보물을 바치는 것만으로도 우리 채나라는 허리가 휠 지경입니다. 그러니 영윤께는 드릴 것이 없습니다.”그러자 낭와가 앙심을 품고
-
충청매일
2022.10.23 15:30
기원전 550년 춘추시대, 제나라 영공(靈公)은 본부인에게서 아들 강광(姜光)을 낳았다. 그리고 태자로 삼았다. 하지만 얼마 후 융희(戎姬)라는 미인을 첩으로 들였다. 융희는 영공의 총애를 받아 아들 강아(姜牙)를 낳았다.그러자 강아를 태자로 세워줄 것을 간청하였다. 영공이 융희를 어여뻐하는 까닭에 이를 허락했다. 신하 최저가 이를 반대하여 나섰다.“태자를 아무런 이유 없이 폐한다면 나중에 군주께서 후회하실 겁니다.”다음날 영공은 태자 강광을 폐하고 동쪽 변경으로 보내 군대를 감독하게 하였다. 그리고 막내 강아를 새로운 태자로 삼았
-
충청매일
2022.10.17 16:42
기원전 809년, 진(晉)나라 목후는 큰아들의 이름을 구(仇)라 하였고, 작은아들의 이름을 성사(成師)라 하였다. 신하 사복(師服)이 이름을 우려하여 아뢰었다.“구란 원수란 뜻이고 성사란 크게 이룬다는 뜻입니다. 사람의 이름에는 나름대로 정해진 질서가 있습니다. 그런데 어찌하여 큰아들과 작은아들의 이름을 바꾸어 지으셨습니까? 이로 인해 훗날 나라가 혼란에 빠질까 심히 염려스럽습니다.”그러나 목후는 이를 듣지 않았다. 27년 후, 목후가 별안간 죽자 작은아들 성사가 장례를 틈타 난을 일으켰다. 태자 구를 몰아내고 제후에 올랐다. 하지
-
충청매일
2022.10.03 18:32
기원전 330년 춘추시대, 제(齊)나라 위왕(威王)은 재임 초기에 신하들에게 정치를 맡겼다. 그러자 권력을 쥔 이들이 자신들을 특권층으로 여겼다.권력을 이용해 나라의 재물을 횡령했고 나라의 땅을 함부로 소유했다.아무리 법을 위반해도 이들은 처벌받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정치는 실종됐고 나라는 혼란에 빠졌다.하루는 위왕이 거문고를 잘 타는 추기자(騶忌子)를 불렀다. 추기자가 대기실에 있을 때 어디선가 거문고 소리가 들렸다. 누가 연주하나 궁금하여 소리가 나는 방문을 열어보았다. 그런데 위왕이 연주하고 있었다. 추기자가 아뢰었다.“군주
-
충청매일
2022.09.25 17:01
기원전 330년 전국(戰國)시대, 제나라 위왕(威王)은 즉위하자 신하들에게 국정을 전부 맡겼다. 선대의 왕들이 그렇게 했으니 자신도 그렇게 하는 것이 왕의 역할인 줄 알았다. 그런데 신하들의 보고가 매일 똑같았다.“나라에 풍년이 들었고, 백성들은 평안하고, 주변 나라들은 제나라를 받들고 있습니다.”이를 수상하게 여긴 위왕은 제나라의 실상을 바로 알고 싶었다. 그러자 젊어서부터 자신을 호위했던 장군 전기로부터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되었다.“지금 제나라는 바람 앞에 놓인 등불과 같습니다. 서쪽으로는 진(晉)나라가 쳐들어와 도성을 위협하고
-
충청매일
2022.09.19 16:53
기원전 521년 춘추시대, 송나라 원공은 즉위하고 10년 동안 아무런 일도 할 수 없었다. 이는 대부 화씨(華氏)와 향씨(向氏)가 사사건건 반대하였기 때문이다. 이들은 대대로 이어온 권문세가로 권력과 재산이 군주에 버금갈 정도였다. 원공은 이러다가는 자신이 언제 저들의 손에 제거되거나 쫓겨날지 모른다고 크게 한탄했다. 그래서 결국은 원한을 품어 화씨와 향씨를 제거하기로 하였다. 이 계획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졌다. 그런데 화씨가 이 정보를 알게 되었다. 그날로 향씨를 불러 대응책을 논의했다.“우리는 한 집안이 망하면 다 망하는 것이니
-
충청매일
2022.09.05 16:12
기원전 627년 춘추시대, 정(鄭)나라는 작은 제후국이다. 게다가 지리적으로 사방이 강대국에 둘러싸여 외세의 침입이 끊이지 않았다. 동쪽으로는 송나라와 제나라가, 서쪽으로는 진(秦)나라가, 남쪽으로 초나라가, 북쪽으로는 진(晉)나라가 자주 쳐들어왔다. 그러니 전쟁을 피하기 위해서는 주변 강대국의 노선을 따라야 했다.정나라 문공 무렵에는 진(晉)나라의 간섭과 통제를 받았다. 이때 정나라보다 작은 활나라가 진(晉)나라를 섬기고 있었다. 하루는 진(晉)나라를 믿고 정나라를 침략해 땅을 빼앗았다. 이에 정나라가 분노하여 활나라를 공격하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