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영의 고전 산책] 탐욕무예(貪慾無藝), 욕심은 그 끝이 없다
[김치영의 고전 산책] 탐욕무예(貪慾無藝), 욕심은 그 끝이 없다
  • 충청매일
  • 승인 2022.11.28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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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번역가

기원전 514년 춘추시대, 간장(干將)은 검을 만드는 장인이다.

오나라의 서쪽 초나라의 동쪽 경계에 살아 두 나라에서 명성이 높았다. 어느 날 오나라 왕 합려가 명검을 주문하였다.

간장이 칼을 만들기 위해 오나라에서 가장 철 성분이 뛰어난 오산의 철을 구해 재료로 삼았다. 이어 하늘과 땅의 기운을 살피고, 음양의 기운이 같은 날을 택해 작업을 시작하였다.

그런데 용광로에 불을 붙이고 석 달이 지났는데도 철이 녹지 않아 쇳물이 흐르지 않았다. 간장이 근심하자 아내 막야가 말했다.

“명검을 얻으려면 사람의 지극한 정성이 필요하다고 들었습니다. 혹시 우리의 정성이 부족해서 그런 것은 아닌가요? 귀한 일을 하는데 어찌 아녀자가 보고만 있겠습니까.”

하고는 용광로에 숯을 가득 채워 넣고 풀무로 바람을 크게 일으켰다. 이어 자신의 손톱과 머리칼을 전부 뽑아 불가마 속에 던졌다.

그러자 비로소 철이 흘러내렸다. 간장이 이날부터 1년에 걸쳐 검을 완성하여 이를 양검(陽劍)이라 하였다. 양검에는 거북 무늬가 새겨져 있는데 이는 장수와 평안을 기원하는 의미가 담겼다.

합려는 이 검을 귀하게 여겨 간장에게 크게 상을 내렸다. 이후 이 양검은 천하제일 보검(寶劒)으로 소문이 났다. 하루는 초나라 왕이 이 소식을 듣고 간장에게 명했다.

“나를 위해 천하제일 보검을 만들도록 하라!”

이 무렵 간장은 3년이 지나도록 검을 완성하지 못했다. 초나라 왕이 조급하여 여러 번 재촉했다. 그러자 간장이 가까스로 검을 완성하였다.

이 검은 음검(陰劍)으로 용의 무늬를 새겨넣어 번영과 성취의 의미를 담았다. 간장이 검을 초나라에 헌상하러 가는 날이었다. 이 무렵 간장의 아내 막야는 임신 중이었다. 간장이 결연한 표정으로 아내에게 말했다.

“초나라 왕은 내가 검을 바치면 분명 나를 살려두지 않을 것이오. 이는 내가 바친 검이 천하제일의 검이 되려면 내가 죽어야 하기 때문이오. 만일 아이를 낳아 그가 장성하면 꼭 알려주시오. 집 앞 소나무 밑에 검을 하나 숨겨 놓았으니 그것으로 왕의 목을 잘라 내 원한을 갚아달라고 말이오. 이제 내가 가서 돌아오지 않으면 죽을 줄로 아시오.”

그렇게 말하고 간장은 초나라로 떠났다. 초나라 왕은 검을 받자 무척 기뻐하였다. 이어 신하에게 명했다.

“검을 만든 간장에게 크게 상을 내리고 푹 쉬게 하여라!”

간장이 신하를 따라가자 그곳은 엉뚱하게도 형벌을 집행하는 곳이었다. 병사들이 달려와 간장을 체포하였다. 그렇게 간장은 왕의 탐욕으로 인해 억울하게 생을 마치고 말았다.

이후 초나라 왕은 간장의 아들에게 복수를 당해 목이 잘리는 비운을 당했다. 이는 ‘오월춘추(吳越春秋)’에 있는 고사이다.

탐욕무예(貪慾無藝)란 욕심을 탐하는 재주가 끝이 없다는 뜻이다. 사람은 자리가 높아지거나 재물이 많아질수록 욕심이 커지기 마련이다. 그러다가 한번 부러지면 죽거나 망하는 것이다. 그때는 후회해도 소용없는 일이다.

aione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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