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내과 원장

 

최근 황사가 며칠간 심하게 우리나라를 덮고 있다. 멀리 뿌옇게 윤곽만 보이는 빌딩들은 공기가 얼마나 안 좋은지 눈으로 보여줘 가슴을 답답하게 만든다. 산업이 발달하면서 오염 물질들도 다양하게 늘어나 덩달아 알러지 질환들도 늘어나는 느낌이다. 이럴 때 사실 가장 힘든 사람들이 알러지성 비염과 천식이 있는 호흡기 환자들이다.

알러지성 비염은 알러지 염증반응으로 인하여 콧물, 재채기, 코막힘, 코 및 눈 가려움증이 나타나는 질환으로 성인과 소아 모두에 가장 흔한 만성 질환 중의 하나이다. 알러지성 비염의 유병률은 성인과 소아 모두에서 약 10% 내외를 보이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의하면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많이 증가한 질환이 알러지성 비염이다. 알러지성 비염은 주변에 매우 흔해 마치 감기처럼 가벼운 질환으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지만 비염이 심한 사람들에게는 삶의 질에 영향을 주고 동반 질환을 악화시키는 만성 질환이다. 알러지성 비염은 천식과 흔히 동반되며 유전적인 경향과 병태생리를 많이 공유한다. 최근에는 알러지성 비염과 천식은 별개의 질환이 아니라 표적기관만 달리하여, 동일한 염증반응으로 나타나는 하나의 기도 질환(one airway disease)으로 여겨지고 있다.

알러지성 비염을 일으키는 흔한 원인 항원으로는 집먼지 진드기, 꽃가루, 곰팡이 포자, 동물 털 등이 있으며 개별 특성상 통년성 항원과 계절성 항원으로 나눌 수 있다. 통년성 항원으로는 집먼지진드기, 애완동물의 털 등이 있으며, 꽃가루 항원이 대표적인 계절성 항원으로 봄철에는 자작나무, 참나무, 오리나무 등과 같은 나무에서 꽃가루가 날리며 가을철에는 쑥, 돼지풀 및 환삼덩굴 꽃가루에 의한 알러지가 흔하다.

알러지성 비염의 진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병력 청취와 신체검사이다. 수양성 콧물, 재채기, 코가려움증 및 코막힘이 4대 증상이며 눈이나 입천장 가려움증이 동반될 수 있다. 이러한 증상 중 2가지 이상이 하루에 한시간 이상 나타날 경우 알러지성 비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 특히 눈 증상은 비알러지성 비염과 구분되는 알러지성 비염의 특징적인 증상이다. 알러지성 비염이 의심되면 알러지 피부시험이나 혈액으로 혈청특이 IgE 항체검사(MAST)를 시행하여 혈청 IgE의 증가와 항원이 확인되면 알러지성 비염으로 진단한다.

알러지성 비염은 원인 항원에 대한 회피, 약물치료, 면역요법, 그리고 환자/보호자 교육의 4대원칙으로 치료한다. 가능한 유발 물질에 대한 노출을 중단하는 게 원칙이나 현실적으로 원인물질과 유발인자에 대한 제거나 회피가 쉽지 않아 알러지성 염증 및 증상 조절을 위한 약물치료가 중심이 된다.

대부분의 지속성 비염에서는 코막힘 증상이 심하고 세포 염증반응이 주로 관여하므로 비강 분무 스테로이드제와 같은 항염증 약제가 선호된다. 콧물 재채기 등의 증상에 신속한 효과가 필요할 때는 항히스타민제가 도움이 되며, 코막힘 증상이 매우 심할 때는 국소 비충혈 제거제를 단기간 사용할 수 있다. 코막힘 증상에는 항히스타민제보다 비강 분무 스테로이드제가 효과적인데 비강 분무 스테로이드제는 투여 12시간 정도 지나야 효과가 나타나고, 연속 투여 시 2-7일에 최대 효과가 있어 초기에 효과가 없다고 임의로 중단하지 말고 최소 1주일 이상은 사용해야 함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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