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영/ 건양대학교 군사경찰대학 교수

해마다 12월이면 교수들이 선정하는 올해의 사자성어가 발표된다. 올해는 다른 해 보다 늦게 발표되었는데 아마 고민들을 많이 한 모양이다.

올해는 코로나19 상황을 비롯하여 네 글자의 사자성어로 함축적으로 나타내기가 그리 쉽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고민 끝에 교수신문을 통하여 발표한 사자성어는 묘서동처(猫鼠同處)이다.

전국의 대학교수 88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514표(29.2%)를 얻어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정되었다. 그 뒤를 이어 인곤마핍(人困馬乏)과 이전투구(泥田鬪狗)가 각각 2위와 3위로 선정되었다.

묘서동처(猫鼠同處)는 다소 생소한 사자성어로 고양이와 쥐가 함께한다는 뜻이다.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 쥐는 고양이가 제일 좋아하는 밥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고양이와 쥐가 함께 있다는 것은 정상적인 상황으로 볼 수 없다. 여기서 고양이는 힘 있는 사람 즉, 권력이나 감시자를 의미한다.

쥐는 척결해야 할 사회를 좀 먹는 범죄 집단이라고 볼 수 있다. 정상적이라면 권력을 가진 감시자는 정의로운 밝은 사회를 위해 범죄 집단인 쥐를 잡아 없애야 정상이다.

하지만 오히려 범죄 집단인 쥐를 감싸 안고 잘못을 눈감아줄 뿐만 아니라 결탁하는 모습을 함축적으로 묘서동처(猫鼠同處)라는 사자성어로 표현한 것이다. 이러한 결과로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는 안타까움을 함께 담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 등으로 확산되면서 전 세계를 더욱 공포로 몰아가고 있다.

정말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렇게 장기간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되면서 의료진을 비롯하여 전 세계 사람들이 지칠 대로 지쳐가는 형국을 사자성어로 표현한 것이다.

이전투구(泥田鬪狗)는 진흙 밭에서 싸우는 개라는 뜻이다. 이는 명분이 서지 않는 일로 싸우거나 체면을 돌보지 않고 이익만을 바라보며 다투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이는 대선을 얼마 남겨 놓지 않고 여야 할 것 없이 오직 표를 얻는 데만 관심을 주고 상호간 끝없는 비방전을 펼치는 모습을 담은 사자성어라 볼 수 있다. 위에서 언급한 3개의 사자성어를 보면 모두가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사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사자성어는 새해를 앞두고 가능하면 긍정적인 내용을 담아내는 것이 보편적이다. 하지만 금년도는 안타깝게도 3개의 사자성어 모두가 부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어 씁쓸하기만 하다. 아마도 이를 선정한 교수들은 비록 아쉬움이 많았던 한 해였지만 이러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훌훌 털어버리고 희망찬 새해를 맞자는 의미로 사자성어로 선정하였으리라 믿고 싶다. 어려울 때 일수록 용기를 내어 밝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이제 이틀 후면 임인년(壬寅年) 새해가 다가온다.

임인년은 호랑이의 해이다. 호랑이는 모든 동물 중에서도 가장 힘이 센 동물이다. 비록 코로나19 상황이 계속되고 사회적으로 어려움이 많더라도 함께 힘을 모아 슬기롭게 극복해 나간다면 오히려 어려움은 약이 될 수 있다.

특히 대한민국의 미래를 새롭게 열어갈 대통령을 뽑는 중요한 해이기도 하다. 이제 이틀 남은 올해를 잘 마무리하고 희망에 찬 새해를 맞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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