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대 경영학과

오월은 새싹이 움트는 신록의 계절이다. 삼천리 금수강산 어디를 가도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은 우리나라 산천은 너무나도 아름답다. 얼마 전에는 무주를 다녀왔고, 며칠 전에는 청송을 다녀왔다. 무주는 첩첩산중이라 정감록에 나오는 십승지지 중 하나였고, 청송은 ‘육지 속의 섬’이라 불릴 만큼 도시로부터 접근이 어려웠던 곳이었다.

무주는 임진왜란 당시에 피난지로 사용됐고, 광해군 때 북방의 후금 침입이 있게 되자 조선왕조실록 보존지로 적상산 사고가 이용됐다. 무주는 생기가 무성한 땅이라 해 ‘무주(茂州)’라고 했다고 하는데 산이 많고 계곡이 깊어 많은 사람들이 살기에는 적당하지 않았다. 그래서 무주에 많은 사람들이 관광하러 올 수 있도록 무주의 뛰어난 비경을 찾아 무주 33경을 만들었다. 슬로시티 제도가 운영되자 초창기에 신청해 공해 없는 자연 속에서 전통문화와 자연을 보호하면서 자유로운 옛 농경시대로 돌아가자는 ‘느림의 삶’을 추구하는 도시로 자리 잡았다. 유유자적한 도시, 풍요로운 마을, 귀농 귀촌하는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찾아오는 도시가 되고 있다.

청송은 늘 푸른 곳이라 해 ‘청송(靑松)이라 했다. 한 때는 지방산업을 육성한다고 지방기업을 만들고 시골에도 농공단지를 조성했는데, 청송은 농공단지도 만들지 않았고 청정지역을 유지하면서 일찍이 슬로시티, 세계지질공원 등에 관심을 가졌다. 그래서 2011년에 국제슬로시티로 지정됐고, 2017년에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등재됐다. 폐교된 학교에는 문학관과 미술관을 유치하고, 청정지역을 활용한 지역특산물 등 생태관광문화도시로서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활동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최근에는 고속도로가 개통되고 리조트가 들어와서 도시인들이 쉽게 와서 머무르며 힐링하기에 좋은 산촌도시가 됐다. 인구는 적지만 소득도 올라가고 삶의 질도 높아졌다. 외부인을 맞이하는 공공기관이나 주민들도 모두 친절하다.

충청도의 인구 3만명 대의 적은 도시가 단양과 괴산, 보은이다. 백두대간이 지나가는 지역이라 산들이 많아 농업이 주업이던 시대에는 산간에 화전을 이루어 많은 사람들이 살았으나 산업화 사회가 되면서 도시로 대부분 이주해 갔다. 산촌의 인구가 많이 줄어들어 폐교되는 학교가 많아졌다.

첩첩산중에 묻혀 있는 산간도시의 특징은 산수가 아름다워 자연환경을 잘 보존한다면 도시민들이 즐겨 찾는 힐링의 공간이 될 수 있는 곳이다. 자연과 전통을 보존할만한 지역을 유네스코에서는 세계문화유산, 세계지질공원, 생물권보전지역 등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충청도의 산간도시 단양, 괴산, 보은 등은 자연을 보존하기 위한 이러한 제도를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 풍수에서는 산에서 인물 나고 물에서 재물이 난다해 ‘산관인정 수관재물’이라고 한다. 산관인정(山管人丁), 사람이 살기 좋은 도시를 어떻게 유지 보존할 것인가? 세계지질공원, 슬로시티, 생태보존지역 등 자연을 보호하고 유지하는 제도를 관심 있게 검토할 때가 됐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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