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경쟁 예비후보·민주당 "양심 있다면 사퇴하라"
한동훈 위원장 "공천 배제 근거 드러난 것 없다" 일축
국힘 "선거철 악의적 정치공세"

22대 국회의원 선거 무소속으로 청주 상당 선거구 송상호 예비후보가 5일 충북도청 브리핑룸에서 정우택 의원의 돈 봉투 수수 의혹에 대해 수사기관의 신속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충청매일 최영덕 기자] 국민의힘 정우택(청주 상당) 국회의원의 ‘돈 봉투 수수’ 의혹을 둘러싼 여야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야당은 정 의원의 자진 사퇴와 중앙당의 공천 취소를 촉구하고 나섰고, 국민의힘은 "선거철 악의적 정치공세"라며 반박했다.

녹색정의당 입당을 앞둔 무소속 송상호 청주 상당 예비후보는 5일 충북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돈 봉투 수수 의혹의 진위는 수사기관에서 판단할 일이지만, 정우택 의원이 불법정치자금 사건에 휘말려서 구설에 오른 것 자체가 있어서는 안 될 망신"이라며 총선 후보 사퇴를 촉구했다.

송 예비후보는 "카페업자로부터 돈 봉투를 받는 CCTV 영상과 업자가 정 의원 측에 돈을 전달했다며 적어놓은 메모장, 업자의 언론 인터뷰 등을 종합해보면 불법정치자금이 전달됐을 것이라는 게 합리적 추론"이라며 "정 의원 관련 의혹이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지 20일이 넘어가고 있다. 수사기관의 신속한 수사와 기소를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충북도당도 같은 날 성명을 내 "돈봉투를 직접 받아 챙기는 동영상이 만천하에 공개된 후보를 공천해도 조용히 넘어갈 수만 있다면 그만이라는 것인가"라며 "‘썩은물 공천’이라는 지적에 대해 귀를 닫는다고 ‘깨끗한 공천’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정 의원의 돈봉투 수수 의혹에 한동훈 위원장은 ‘중요한 건 사실관계’라며 불법 자금을 받았다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며 "정 의원은 일말의 양심이 있다면 즉각 의원직을 사퇴하고, 국민의힘은 그의 공천을 즉각 취소하라"고 압박했다.

충북지역 시민사회단체는 정우택 의원을 정치자금법 및 뇌물수수 혐의로 6일 충북지방경찰청에 고발할 예정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5일 충북 청주시 청원구 문화제조창에서 열린 육아맘들과의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오진영 기자
야권의 공세에 국민의힘 충북도당도 즉각 반박에 나섰다.

이날 청주를 찾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정 의원의 의혹에 대해 " 공천을 배제할 만한 근거가 드러난 것은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한 위원장은 "우리당은 그리고 저는 부정부패 문제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갖고 있다. 총선이라는 공간의 경쟁 과정에서 서로 약점과 네거티브 등 공방이 이뤄질 수 밖에 없다"며 "선을 넘지 않는 한 서로 간 청렴성과 도덕성을 견제하는 효과 있기 때문인데, 일방적 주장에 대해 후보를 배제하는 건 또 다른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부패 혐의가 명확하게 드러나면 두 번 고민하지 않을 것"이라며 "신빙성이 크다고 하면 모르겠는데 현 상황에서 바뀌는 과정들을 보면 단정지을 수는 없다. (당의) 입장은 공천을 배제할 만한 정도의 근거가 드러난 바가 없다"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충북도당도 성명을 통해 "정 의원은 선거철 허위왜곡보도와 여론조작에도 불구하고 시스템공천 과정을 거쳐 시민과 당원들로부터 총선 후보로 결정됐다"며 "민주당의 악의적 정치공세는 시민에 대한 모욕이자 기만"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 의원의 고소로 사법당국에서 수사에 착수한 만큼 지켜보고 결과를 보면 될 일"이라며 "민주당은 설레발로 선거를 흐릴 의도라면 즉각 중단하고 사죄할 타이밍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언론을 통해 정 의원이 한 남성으로부터 흰 봉투를 받아 주머니에 넣는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이 공개되면서 정 의원을 둘러싼 ‘돈 봉투 수수’ 의혹이 불거졌다.

정 의원 측은 카페업자와 신원불상의 제보자 등을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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