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청매일] 선거철만 되면 애꿎은 그린벨트가 수난을 겪는다. 지구온난화가 심각해지고 있어 한 그루의 나무를 더 심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어렵게 지켜온 그린벨트를 풀어 개발하겠다고 한다. 이는 지구가 멸망해도 좋다는 발상이며, 오늘만 잘살겠다는 심보다. 미래에 대한 걱정이 없는 사람들의 생각이다.

정부가 그린벨트 해제요건을 대폭 완화하기로 하자 국민의 힘 의원과 자치단체장들이 부화뇌동하며 박수를 치고 있다. 최근 옥천군은 K개발이 대청호 인근 동이면 지양리 119만3천137㎡에 건설하려는 가칭 ‘옥천 향수CC’ 제안서를 검토한 뒤 지난해 12월 충북도에 용도지역 변경과 체육시설 결정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충북도는 조만간 금강유역환경청 등과 협의해 환경에 미칠 영향 등을 평가(전략환경영향평가)한 후 도시계획심의위를 열어 입안 여부를 결정하는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옥천군과 충북도가 K개발의 제안서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도내 환경단체가 강력하게 반대하는 것은 당연하다. 충청권 환경단체 등으로 구성된 대청호골프장반대범유역대책위원회는 환경을 파괴하고, 주민생존을 위협하는 골프장 건설을 불허하라고 촉구했다.

대청호 골프장은 일반적인 체육시설 과는 다른 문제다. 450만 충청인의 식수원인 대청호에 인접해 수질오염으로 주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책위는 골프장 예정부지 마을의 역사문화, 인문학적 가치 보전 및 계승 방안 마련, 자연환경보전의 필요성 확인을 위한 공동정밀현장조사 실시, 골프장 조명에 의한 빛 공해 피해 재검토,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서의 가치 재검토 등을 요구안으로 제시했다.

충북도는 골프장 건설 허가 보다 대청호 맑은 물 보전에 사활을 걸어야 할 때다. 충청권 시민들의 건강과 안전은 물론이고, 자연이 점점 파괴돼 지구 온도가 높아지고 있는 심각성을 인식해야 한다.

정부의 그린벨트 해제완화 발표에 맞춰 충북도가 대청호 지역의 환경 규제를 약화시키려 하고 있다. 충청지역에서 대청호는 자연환경 보존의 마지막 보루같은 곳이다. 부디 충북도는 미래를 생각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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