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통대학교 행정학부 명예교수

 

[ 충청매일] 최근 한국행정연구원이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의하면 기회가 된다면 이직하겠다는 비율이 전년 대비 11.7%나 오른 평균 45.2%가 된다고 한다. 

 한때 ‘신의 직장’으로 불렸던 공무원이 이제는 ‘떠나고 싶은 직장’이 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20~30대이면서 대졸 이상의 학력과 재직 기간 5년 이하의 하위직(6~9급) 공무원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이들만을 대상으로 하면 그 수치가 65.3%가 된다. 그 결과 공무원이 되겠다는 사람도 1990년대 이후 가장 낮은 경쟁률을 매년 경신하고 있다.

 밀레니엄 세대, Z 세대 또는 MZ 세대로 불리는 새로운 인적자원은 과거와 다른 직업관을 가지고 있다. 이들에게 개발시대와 같이 열정 페이로 국가와 민족을 위한 희생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 이들은 일한 만큼 정당한 보수를 받고, 직장생활과 가정생활의 균형을 추구하는 워라벨(work life balance)과 육체적 정신적 건강의 조화에 의한 삶의 만족도를 추구하는 웰리스(wellness)을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한 번뿐인 소중한 인생을 의미있게 보내고자 하는 욜로(YOLO)의 가치 철학이 뒷받침한다. 

 2023년 일반직 공무원 보수표를 보면 9급 1호봉이 168만6천500원이다. 여기에 명절수당과 성과상여금 합하면 연봉 약 2천500만원 전후가 된다, 총액에서 건강보험료, 기여금, 세금 등을 공제하면 2천만원 정도될 것이다. 이러하니 최저임금으로 환산한 최저월급 임금노동자와 비교 대상이 되고 있다. 

 이는 대기업 신입사원의 연봉과 비교하여 2천만원 정도의 차이를 가진다. 종래 노후를 보장한다는 공무원 연금도 국민연금과 차이를 보이지 않으면서 보수에 대한 메리트도 사라졌다.

 9급 공무원이라고 하더라도 손쉽게 들어갈 수 없는 것이 공직이다. 신입 공무원의 학력을 보면 인(in)서울 대학 내지는 지방거점대학 출신이 매우 많고 고졸이나 전문대 출신은 드물다. 이에 신입 공무원은 나름대로 능력이 있다고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공무원 사회가 가지고 있는 경직성, 과도한 민원에 의한 스트레스, 낮은 보수와 인센티브 등은 이러한 자부심을 하루아침에 잃게 한다. 여기에 매스컴이 공직사회에 대한 인기 하락을 과장하면서 공무원의 조직 몰입도, 공공봉사 인식과 만족도가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다. 그 결과가 공직을 ‘떠나고 싶은 지장’으로 만들고 있다.

우리의 국가발전은 70~80년대부터 민간기업과 함께 유능한 공무원이 정부 청사의 불을 24시간 밝힌 열정에 의해서 이룩한 결과이다. 이제 변화하는 4차 산업사회 속에서 국가가 발전하고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유능한 인재를 공직으로 끌어드려서 그들이 사명감을 가지고 일하도록 동기부여를 하고 높은 성과를 내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젊은이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공직을 평생직장으로 삼을 수 있는 인적자원정책에 의한 직업공무원제가 제대로 확립하여 공직이 ‘가고 싶은 직장’이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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