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청주우편집중국장/ 수필가

우체국 퇴직자 친목 단체인 정우회 산악모임에서 속리산 세조길의 곱게 물든 단풍을 만끽하며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함께했다.

이 모임은 매월 한 번씩 하는 행사인데 연령층이 다양하고 건강이 예전 같지 않은 회원도 있어 가깝고 완만한 산책길을 주로 찾는다.

건강도 다지면서 보고 싶은 동료 선후배 간 모이다 보면 재직시절 아름다운 추억도 되살리게 되어 어느 모임보다도 즐겁고 재미있다.

평생을 함께하며 국가 중추 기능인 우정 업무의 발전과 국민편익이란 공동의 목표를 향해 동고동락하였으니 서로 간 정도 들고 반가울 수밖에 없는 관계다. 만나면 마치 연인처럼 눈빛만 봐도 미소가 절로 흐르는 사이들이다.

우체국은 옛날 편지와 전화 등 국민 생활에 밀접하고 정감 있는 서비스업무를 수행하여 동료 간에 정이 깊어 퇴직 후에도 자주 만나 주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속세를 떠난다는 의미의 속리산은 인접지인 미원이 고향이라 어릴 적부터 자주 들어왔던 이름이고, 재직시절 보은에 근무할 때 지역의 각종 행사 시에 자주 찾았던 곳이라 여러 곳에 추억이 남아 있다.

세심정 위 비로산장에는 지금은 고인이 되었지만, 그 당시 선친 친구분이 살고 계셔 보은 부임 후 바로 인사드리고, 산에 오를 때마다 찾아뵈며 먼저 가신 선친과의 옛 추억을 더듬기도 했었다.

천혜의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속리산은 법주사와 문장대, 정이품송 등을 꼽을 수 있는데 조선 7대 임금인 세조와 인연이 깊다.

세조길은 법주사에서부터 복천암까지 약 3.2㎞ 구간으로 세조가 복천암에 있던 신미 대사를 만나고 피부병을 고치기 위해 걸었던 길이라 세조길이라 칭하였다고 한다.

세조길 탐방로는 법주사 삼거리, 저수지, 목욕소, 세심정, 복천암으로 이어지는데 경사가 급한 비탈면에는 나무 데크를 설치하여 노약자도 걷기 쉽게 해놓아 연중 전국의 남녀노소가 즐겨 찾고 있다.

정이품송은 우리나라 소나무 중 유일하게 벼슬이 있는 나무인데, 세조가 행차 시 무사히 지나도록 스스로 가지를 들어 올려 주었다 하여 세조가 하사한 벼슬로 경이롭고 신비하다.

평생 세 번 오르면 극락에 갈 수 있다는 문장대는 원래 큰 암봉이 구름 속에 감추어져 있어 운장대라 부르다가, 세조가 삼강오륜의 글을 읽고 신하들과 시문을 낭송했다 하여 문장대라 했다고 전해진다.

문장대 정상의 물은 흘러내리는 방향에 따라 낙동강, 금강, 한강으로 들어간다고 하여 삼파수라고 부르고 있다. 이외에도 세조가 바위 그늘에 앉아 잠시 생각에 잠겼던 자리라는 눈썹바위가 있고, 피부병을 고치기 위해 목욕을 했다는 목욕소 등이 있으며, 속리산은 세조와 관련된 이름이나 전설이 많은데 이는 세조께서 여러 연유로 속리산을 자주 찾았다는 사실을 알 수가 있다. 세조길 산책을 하며 맑고 푸른 화창한 가을하늘을 벗 삼아 회원 모두 즐겁고 행복한 하루를 마무리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