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느 때보다 매서운 겨울 추위가 눈앞에 있지만, 온정의 손길이 줄어들면서 생활이 어려운 이웃들이 더욱 추운 겨울을 보낼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기상청은 올 겨울 날씨가 평년과 비슷하거나 더 추울 것으로 전망했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이상기온 탓에 극단적인 한파나 대설도 예상하지 않을 수 없다.

날씨가 추워지면 취약계층이 걱정이다. 특히 이들에게 추운 겨울은 생존과 직결될 만큼 고난한 계절이다. 때문에 항상 이맘때면 이들을 위한 겨울나기 준비가 곳곳에서 이뤄진다. 개인과 기업들의 후원을 통해 빈곤층 지원 물품을 모으는 것이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달라졌다. 한겨울이 다가오고 있지만, 경기침체에 물가상승까지 겹친 여파로 소외계층을 향한 온정이 식고 있다.

연탄 나눔 봉사를 하고 있는 연탄은행전국연합회에 따르면 연탄 후원이 급감했다. 현재까지 이 단체 산하 지역별 연탄은행에 후원된 연탄은 예년 물량의 60%가 되지 않는다. 아직 12월까지 집중 후원 기간이 남아 있긴 하지만 예년 수준인 700만장 확보를 달성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이렇듯 후원이 줄어든 것은 경제난과 고물가 탓이다. 경제가 어려워지다 보니 기부금액을 줄이는 개인과 기업체가 많아졌다. 내년부터는 아예 사회공헌사업에 참여하지 못하겠다는 기업들도 있는 모양이다.

연탄값이 크게 오른 것도 물량이 줄어드는 요인 중 하나다. 1장에 700원하던 연탄값은 850원 안팎으로 올랐다. 고지대 배달할 경우 1천200원까지 띈다고 하니 경제적 부담이 이만저만 아니다.

기부받은 연탄을 전달하는 것도 어려워졌다. 한 해 1천만명 이상이 활동하는 연탄 나눔 봉사자가 올해는 6천명 수준에 그치고 있다. 코로나19 영향도 있겠으나 연탄 사용 계층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이 시들해진 것은 아닌지 자문해볼 일이다.

연탄 사용 가구는 대부분 경제활동이 어려운 저소득층이다. 홀몸노인이나 장애인, 기초수급자, 차상위 가구가 많다. 한 해 겨울을 나기 위해선 최소 1천장 정도의 연탄이 필요하다고 한다. 빈곤층에게는 만만치 않은 난방비다.

커피 한 잔 값이면 연탄 4∼5장을 기부할 수 있다. 하루를 따뜻하게 땔 수 있는 양이다.

경제 비상 시국이긴 하지만 그래도 우리는 어려울수록 나눔을 실천해 온 국민적 저력이 있다. ‘십시일반’의 마음으로 난국을 헤쳐나온 게 한두 번이 아니다. 최약계층이 안정적으로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도록 기관·단체와 기업, 개인들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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