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갈등 소지…해당 사안 마무리”

[충청매일 이대익 기자] 충북 청주시가 고인쇄박물관 명칭 변경을 사실상 중단했다.

시는 공고문을 통해 박물관명칭선정위원회의 새 명칭 선정과 시민 공모 당선작 선정을 유보했다고 3일 밝혔다.

지난해 12월 박물관명칭선정위원회에서 유보 결정한 사항을 1년 가까이 지난 시점에서 공식적으로 알린 셈이다.

명칭 변경에 대한 사회적 여론이 형성되지 않는 한 고인쇄박물관 명칭을 유지하겠다는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시는 지난해 고인쇄박물관 명칭에서 ‘옛 고(古)’자가 지니는 의미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 근현대 인쇄문화까지 포괄하는 이름으로 변경을 시도해 찬·반 논쟁을 불러왔다.

1만4천91명이 참여한 시민 설문에서는 △청주직지박물관(32.4%) △청주고인쇄박물관(21.8%) △청주직지인쇄박물관(21.2%) △한국인쇄박물관(8.9%) △직지박물관(7.8%) △직지인쇄박물관(7.8%) 순으로 나왔다.

시민공청회에서도 ‘직지’를 강조한 변경 의견과 기존 명칭 유지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함에 따라 박물관명칭선정위원회는 사실상 유보 결정을 내렸다.

시 관계자는 “사회적 갈등을 부추길 수 있다는 판단에서 명칭 변경 유보를 공식화 한 것”이라며 “해당 사안을 마무리한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청주고인쇄박물관은 1985년 운천동 택지개발지에서 흥덕사 유물이 발견된 뒤 1992년 그 일대에 건립됐다. 박물관 명칭은 국내 서지학계 권위자인 천혜봉(작고) 성균관대 교수가 지었다.

당시 천 교수는 청주가 금속활자 근원지를 넘어 전통 인쇄문화의 성지로 자리 잡길 바라는 뜻에서 이 명칭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유일의 ‘고인쇄 전문박물관’인 이 박물관에는 직지를 비롯해 신라·고려·조선시대의 목판본, 금속활자본, 목활자본 등의 고서와 흥덕사지 출토유물, 인쇄기구 등 650여점이 전시돼 있다.

1377년 고려 우왕 3년 때 청주 흥덕사에서 간행된 직지(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는 2001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흥덕사는 불상의 시기에 소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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