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통대학교 행정학부 명예교수

서양에 널리 알려진 우화가 하나 있다.

두 사람이 예배를 드리러 가는 길에 친구에게 “이보게 기도를 하는 중에 담배를 피워도 된다고 생각하나?” 그러자 친구는 “잘 모르겠네! 랍비에게 한 번 물어보세?” 친구는 랍비에게 가서 “기도 중에 담배를 피워도 되나요?”라고 물어보자 랍비는 “형제여 하나님과 엄숙한 대화를 하는 기도 중에 담배를 피우는 것은 말도 되지 않지!” 그 친구가 랍비 이야기를 전하자 처음 질문을 한 사람이 “네가 질문을 잘못했어 내가 가서 다시 물어보겠네!”“선생님 담배를 피우는 중에 기도하면 안 되나요?” 그러자 랍비는 “기도는 때와 장소가 따로 없네, 담배를 피우는 중에도 얼마든지 기도를 할 수 있다네!”

프레임(frame) 즉 틀을 어떻게 설정하는가에 따라서 같은 현상도 서로 다르게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 프레임 법칙이다. 많이 알려진 이야기로 올림픽 시상식에서 은메달을 딴 선수는 동메달을 딴 선수보다 더 슬픈 표정을 짓는다고 한다.

이는 은메달을 딴 선수는 금메달의 관점에서 자신이 메달을 생각하나 동메달을 딴 선수는 메달을 따지 못한 선수의 입장에서 자신을 생각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심리학자들의 이야기이다. 현상을 어떠한 관점으로 보는가에 따라서 쓰레기장에서도 행복한 모습을 보게 된다.

그러나 많은 경우 올바른 프레임 속에서 현상을 보고자 하는 주장들은 소수의 이야기가 되고 있다. 정치를 보는 관점은 소수의 정치가 입장에서만 보지 정치의 근본인 국민들의 처지에서 보지 않는다. 사람들은 병원을 의사나 간호사의 관점에서 보지 환자의 관점에서 보지 않는다. 사업주와 노동자들에게 전체 경제환경은 다른 나라의 이야기들이다.

인간의 잘못될 수 있는 프레임을 극복하고자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부터 현대 과학자들은 비판적 사고를 바탕으로 현상을 보고 정직하고 객관적이며 증거에 기반을 둔 판단을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비판적 사고의 전제가 되는 것은 자기 생각이 잘못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여야 한다.

우리 사회에는 다양한 프레임의 굴레에 싸여 있다. 사이비 보수와 진보의 이념, 특정한 사람을 중심으로 한 진영 논리, 지역 이기주의, 세대, 성별과 같이 칸을 만들어 놓은 틀 속에서 자기들의 주장만 옳다고 한다.

이를 오늘날 매스컴과 SNS와 같은 정보 통신 기술이 더 증폭하고 있다. 쇼펜하우어는 세상은 사람이 바라보는 방식에 따라서 그 모습이 정해진다고 한다. 이 잘못된 프레임이 지금 우리 사회를 다양한 갈등의 소용돌이 속에서 헤매게 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명확하고 이성적이며 사실에 근거한 비판적 사고가 있어야 한다. 이러한 사고는 지적 훈련과 교육을 통해서 이루어질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의 교육은 자기 성찰을 바탕으로 한 올바른 판단을 하는 논리를 가르치는 데 소홀하다. 자기의 틀이 아닌 올바른 틀을 만드는 것이 건전한 사회로 가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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