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동유럽 기행’ 출간

[충청매일 김정애 기자]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콜롬비아 최고의 작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가 1950년대 말, 철의 장막이 갓 드리운 동유럽과 소비에트연방을 두루 다니며 겪은 이야기들을 담은 여행 에세이 ‘동유럽 기행’(민음사, 1만6천원)이 출간됐다.

서독에 머물던 젊은 작자이자 기자 마르케스는 친구가 우연히 중고차를 구입한 후, 그 차를 몰고 아우토반을 신나게 달렸다.

그러던 어느 날, 프랑크푸르트의 술집에서 갑자기 동독을 가보고 싶다는 충동을 느꼈고, 마르케스와 그의 유쾌한 친구들은 ‘미친 척’하며 동독 국경을 넘어 철의 장막으로 들어간다.

이 같은 우연은 곧 모스크바에서 열린 ‘세계청년축전’ 같은 필연으로 이어져, 마르케스가 이렇게 동유럽과 소련을 다니며 남긴 기사이자 기록은 한 권의 책으로 엮이게 됐다.

1954년 초, 스물일곱 살의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는 보고타에 있는 ‘엘 에스펙타도르’ 신문사에서 편집기자로 근무하는 동시에 소설가로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 1955년 7월에 제네바에서 ‘서유럽 4대 강국 회의’가 열리자 신문사는 가르시아 마르케스를 유럽으로 파견한다.

이후 로하스 피니야 군사 독재정권이 ‘엘 에스펙타도르’를 폐간하자 가르시아 마르케스는 그냥 유럽에 머물게 된다. 마르케스와 그의 친구는 진보주의 성향과 사회주의에 대한 환상을 지니고 있었고, 그래서 동유럽을 몹시 가보고 싶었다. 게다가 1년 전인 1956년에 흐루쇼프가 스탈린을 비난하고, 소련군이 헝가리를 침공하는 격변이 일어나 동유럽과 소련에 더 많은 관심이 생겼던 그들은 실제 사회주의를 두 눈으로 직접 보고 이해하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들은 라이프치히부터 시작해 하이델베르크와 프랑크푸르트에서 잠시 정차했다. 그리고 프랑크푸르트에서 동독으로 계속 차를 몰았다. 이렇게 시작된 여행의 기록은 가르시아 마르케스가 쓴 취재 기사로 남았다. 이 기사들은 ‘철의 장막에서 보낸 90일’이라는 제목의 특집으로 콜롬비아 시사 주간지 ‘크로모스’와 베네수엘라 시사주간지 ‘순간’에 게재됐다. 베네수엘라 잡지에는 주로 소비에트연방과 헝가리에 관한 글이, 콜롬비아 잡지에는 소비에트연방을 비롯해 헝가리를 제외한 다른 동유럽국가의 취재 기사가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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