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통대학교 행정학부 명예교수

[충청매일] 인도 수도 뉴델리의 겨울이라고 할 수 있는 12월과 1월의 평균 기온은 10도 정도 된다. 이러한 기후에 가끔 사람들이 얼어 죽었다는 보도가 나온다. 집 없는 노숙자들은 추우면 옷을 계속 껴입는다. 날이 풀려도 껴입은 옷을 벗지를 않는다. 여기에 비가 와서 두텁게 껴입은 옷이 젖어도 벗어버리지 않고 계속 입은 채로 거리에서 잠을 자면 2~3도 되는 새벽에 동사가 아닌 저체온증에 의해서 자신도 모르는 체 죽게 된다.

거리 노숙자의 공통된 특징 가운데 옷을 입을 줄만 알지 벗어버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졸부나 구두쇠도 대상만 다르지 거리의 노숙자와 다르지 않게 돈을 쌓아놓거나 부동산으로 묶어 놓기만 하지 옷을 벗어버리듯이 사용하지 않는다. 그리고 가끔 그 돈 때문에 죽는다.

경제학에 80대 20 법칙이라는 파레토 법칙이 있다. 전체 결과의 80%는 전체 원인의 20%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의미한다. 이 법칙은 모든 분야에 적용되는 데 우리가 산 옷 가운데 실제로 입는 옷은 20%이고 나머지 80%는 한 번도 입지 않고 장롱에 모셔두거나 1년에 한두 번 입는다. 그렇지만 입지 않아도 버리지를 못한다. 그리고 옷을 보관하기 위해서 드레스룸을 만들고, 옷장을 산다. 권력을 가진 많은 사람이 20%만 가져도 될 권력을 쓸데없는 권력을 추가하여 100%를 만들고자 한다. 쓸데가 없다 보니 부인이 쓰고 친인척이 사용하여 낭패를 보게 된다.

지금 대선과 관련하여 오르내리는 사람들을 보면 매월 몇천만 원씩 써도 남을 돈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더 가지고자 하는 욕심으로 사기를 치고, 부당한 수단으로 돈을 챙겼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그들은 대부분 번 돈을 생산적으로 사용하기보다는 부동산 투기나 투기 자본으로 사용하는 천민자본주의의 배를 타고 있다. 이러한 행태는 빈부 격차를 심화시키고, 사회적 위화감을 조장하며 사회 발전의 성장 동력을 끊어버린다.

정치권력도 상황이 바뀌고 날씨가 바뀌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권력을 벗어버려야 한다. 그러나 그 권력을 불필요하게 키워서 가지고자 한다. 대한민국 건국과 관련하여 의미 있는 역사적 단체인 광복회 김원웅 회장의 국회 카페 수익금 횡령 의혹 사건이 사실이라면 이러한 거지 근성의 대표적 표상이 될 것이다.

민주주의는 자유로운 정권의 변화와 사람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 정권의 이름만 바뀌고 사람이 바뀌지 않는다면 그것은 형식적인 민주주의이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의 국회의원 동일지역 4선 연임금지나 윤미향, 이상직, 박덕흠 의원 제명이 지지부진한 것처럼 정치권에 버릴 줄 모르는 거지 근성이 살아있다. 선거는 이러한 거지 근성으로 스스로 벗어버리지 않는 옷을 강제로 벗겨버려서 불필요한 권력으로 사회를 서서히 죽게 하는 저체온증을 제거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니 선거를 기분이나 감정으로 대해서는 아니 될 것이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