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어느 지역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다’라는 말을 쉽게 들을 수 있을 만큼, 우리나라에 지역감정은 만연하게 퍼져있다. 지역감정이 나쁜 것이라는 것은 인지하고 있지만 지역감정을 해소하기 위한 실천은 어려운 게 현실이다. 지리교육과를 졸업한 나에게는 ‘지역감정’이라는 말은 굉장히 불편한 단어이다.

나는 각 지역을 있는 그대로 어떤 편견 없이 바라보고 존중하지만, 각 지역별로 서로에게 앙금이 아직도 많이 남아있는 것 같다. 이러한 현상은 선거철만 되면 빨간색과 파란색으로 나뉜 전라도와 경상도의 지도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매 선거마다 반복되는 이와 같은 현상을 타파하고  올바른 정치적 감식안을 가지기 위해서는 민주시민교육이 필요하다. 민주시민교육이란 민주 사회에서 훌륭한 시민으로서 지녀야할 기본적인 자질을 키우는데 그 목적이 있는데,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선거연령이 만 18세로 낮아져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해외 선진국들은 민주시민교육의 중요성을 깨닫고 1970년대부터 학교현장에 전문 인력을 투입해 토론식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반해 입시가 교육의 주목적이 돼버린 우리나라에서는 민주시민에 대한 교육을 주변에서 쉽게 접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교육 현장만 들어 보아도 사회교과목에 포함됐지만 극히 일부분이며, 대부분 비교과로 분리돼 있어 정규시간에 학생들이 접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민주시민이란 주권자로서 그 역할을 실천하고, 민주주의 정치체계 속에서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개인의 권리를 향유함과 아울러 국가에 대한 의무와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을 의미한다. 그리고 민주시민은 그 정체성과 자질을 가지고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교육을 통해 형성된다. 헌법적 가치인 국민주권을 실현하고 바람직한 민주사회 건설을 위해서 민주시민교육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

선거관리위원회는 1996년부터 민주시민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선거·정당관계자, 유권자 등에 대한 민주시민교육 및 연수를 확대해 선거·정치문화를 개선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건전한 민주시민의식 함양으로 선거·정치 참여를 제고해 민주주의 토대를 강화하려 노력하고 있다.

20대 사이에서 ‘스노우볼(snow ball) 굴러간다’라는 문장이 흔하게 쓰인다. ‘스노우볼(snow ball)’이란 전 세계적으로 인기있는 온라인게임에서 파생된 단어로 ‘사소한 차이로 큰 차이를 만들어 게임을 풀어내는 것’을 의미한다.

스노우볼(snow ball)처럼 민주시민교육을 통해 현재 하는 노력들이 사소한 차이를 만들지만 10년, 20년 뒤에는 유권자들이 올바른 정치적 감식안을 가지고 지역감정 없는 대한민국으로 탈바꿈 시키는 큰 차이를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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