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간 학생 3명 극단 선택…“상담·치료체계 재정비 해야” 지적

[충청매일 최재훈 기자] 충북 청주에서 두 달간 10대 학생 3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자살위기관리 시스템’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학교 위(Wee)클래스, 교육지원청 위(Wee)센터, 충북도교육청 마음건강센터로 이어지는 위기학생 단계별 상담·치료 체계도 의무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7일 충북도교육청과 경찰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후 5시11분께 청주 오창읍의 아파트 화단에 중학생 A양과 B양이 쓰러져 있는 것을 행인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청주의 각기 다른 중학교에 재학 중인 이들은 유서를 남긴 채 아파트 22층 옥상에서 함께 뛰어내려 숨졌다. A양은 성폭행 피해로, B양은 의붓아버지의 학대 문제로 심리적인 고통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경찰은 A양을 성폭행한 B양의 의붓아버지 C씨를 붙잡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C씨는 몇 개월 전 자신의 집에 놀러 온 A양을 성폭행하는 등 성폭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C씨는 의붓 딸 B양을 학대한 혐의도 받고 있다.

지난 2월 성폭행 피해 사실을 확인한 A양의 부모가 고소장을 내면서 경찰 수사가 시작됐다. 3월께 경찰은 학교에서 A양을 만나 참고 조사를 진행했으며, 외부 아동성폭력 전담기관이 A양의 심리치료를 전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경찰이 계부에 대해 체포영장과 구속영장을 2차례 검찰에 신청했으나 증거 보강 등을 이유로 반려되면서 아이들은 불안에 떨어야만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지난달 청주의 한 고등학교에 다니는 여학생도 아파트에서 스스로 떨어져 숨졌고 지난 2월에도 청주에서 고등학생이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교내 위 클래스, 교육지원청 위센터, 교육청 마음상담센터의 위기 학생 상담·치료 체계가 마련돼 있었지만 사실상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했다.

상급기관인 청주교육지원청과 도교육청은 학생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나서야 피해 사실을 인지하고 뒤늦게 대처하는데 급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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