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며칠 전 중고 거래 앱인 ‘당근 마켓’을 이용하는 사람이 일주일에 1천만명이 넘으며, 이 앱을 사용하는 사람의 93%가 구매자이자 판매자 역할을 한다는 기사를 봤다. 이러한 현상은 코로나19로 인해 환경보호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환경 쓰레기를 줄이려는 사람들의 노력으로도 보인다. 우리는 이런 중고 거래를 통해 자신이 원하는 물건을 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할 수도 있고 자칫하면 생활 쓰레기로 버릴 뻔했던 수많은 물건을 되팔아 용돈벌이를 할 수도 있다. 사람들의 이런 문화가 우리 일상생활에서의 쓰레기를 줄이고, 환경친화적인 소비문화를 확산해 자원의 선순환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중고 물품의 재활용은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최근 소비 트렌드로도 자리 잡았다. 최근 MZ 세대 사이에서 가장 핫한 키워드는 바로 ‘세컨드 슈머’이다. ‘세컨드 슈머’는 ‘Second’와 ‘Consumer’를 합친 합성어로, ‘두 번째 소비자’를 의미한다. 이들은 당장의 편리함보다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해 계획적이고 알뜰하게 소비하는 삶을 추구하며, N차 소비를 통해 무분별하게 버려지는 쓰레기를 줄이고자 노력한다. 이러한 소비성향을 반영하듯 요즘의 세컨드 슈머들은 패션 의류뿐만 아니라 전자 제품, 가전, 건강 의료 기구, 명품 등 다양한 품목들을 중고 거래를 통해 사고파는 것을 당연한 일로 여기고 있다.

계절이 바뀌고 화창한 봄 날씨가 이어지고 있는 요즘 많은 사람이 옷장 정리를 하며 더 이상 입지 않는 기존의 의류나 사용하지 않는 기기들을 바로 버리는 것이 아니라 중고 거래 앱을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재판매하고 있다. 이러한 사람들을 우리 주위에서 보편적으로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은 우리들도 한 번씩은 ‘세컨드 슈머’를 경험해 본 적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컨드 슈머’는 이제 MZ 세대뿐만 아니라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문화가 돼가고 있는 것이다.

중고는 더 이상 ‘남이 쓰던 물건’에 국한돼 있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지구 환경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의 모습으로도 볼 수 있다. 환경을 위한 노력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내가 사용하지 않는 물건이 다른 사람에게는 귀중한 것이 될 수도 있으며, 남에게는 쓰레기였던 물건이 나에게는 꼭 필요한 것일 수도 있다. 일상생활 속에서 사람들의 중고 거래가 무분별한 생활 쓰레기를 줄이고 더 나아가 자원의 선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 이제 중고는 ‘낡고 해진 것’에서 ‘품질 좋고 합리적인 것’으로 우리가 인식을 변화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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