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얼마 전 오전 9시가 조금 넘은 시간 대한적십자사에서 문자가 왔다.

‘생명을 살리는 헌혈! 그 고귀한 사랑실천을 부탁드립니다.’라는 내용이다. 지난 2월 헌혈이후 8주가 지나 헌혈이 가능하다는 안내 문자다.

요즘 뉴스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듯 우리나라는 혈액 보유량 부족사태가 심각하다.

보유하고 있는 혈액량이 5일분 이상은 돼야 안정적인 상태이나 4월 현재 3.1일분까지 보유량이 내려가 위기단계를 발령 됐다.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우리 일상의 주변 곳곳에 고통과 상처가 크다. 특히 위태로운 생명을 살리는 혈액 수급에는 더 큰 타격을 주었다. 환자에게 투여하는 수혈용 혈액은 단체헌혈에 의존하고 있는데 재택근무와 온라인 수업으로 기업, 학교, 군인 등 주요 단체의 헌혈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혈액보유량을 안정적인 상태까지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국민이 헌혈을 하는 방법밖엔 없다.

대한적십자사는 개인의 헌혈인구 증가를 위해 각종이벤트와 기념품2개 증정을 비롯해 내 집 앞으로 찾아와 헌혈의 집까지 차량으로 이동해주는 ‘프라이빗 픽업 서비스’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헌혈인구는 크게 증가하지 않고 있다.

헌혈에 참여하고자 하는 사람은 사실 이벤트와 기념품증정에 큰 관심이 없다. 오히려 시간이 맞지 않아 못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보통 헌혈의 집은 역 주변, 큰 마트가 있는 곳에 위치해 있는데 그런 곳은 하나같이 주차가 쉽지 않고 교통체증도 심하다. 직장인 이라면 퇴근하고 헌혈을 해야 하는데 헌혈의 집 운영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운영하며 헌혈 방식에 따라 예약 마감을 일찍 하는 경우도 있다 보니 저녁시간에 헌혈 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는 교대근무를 하는 직장인도 많이 있다. 야간근무 출근 전 헌혈을 하고 싶어 하거나 야근일을 하고 아침 7시 퇴근해서 집에 가기 전 헌혈을 하고 싶어하는 직장인들도 있지 않을까? 이런 직장인 모두 시간이 맞지 않아 동참을 못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더욱 많은 국민이 참여하기를 원한다면 헌혈의집 운영시간을 확대 해보는 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또 하나는 헌혈에 참여하기 위한 자격 조건이 너무 타이트하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든다. 건장한 체격에 혈압, 체온, 맥박도 정상이며 질병도 없고 약물치료도 없으신 70세 어르신께서 나이제한에 걸려 헌혈을 못하는 경우 또 모든 자격 조건은 다 되지만 체질상 살이 안쪄서 체중이 덜 나가 헌혈을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면 그만큼 헌혈인구는 감소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당연히 수혈자뿐 아니라 헌혈자의 안전을 위해 자격조건은 있어야 하는 건 맞다. 막연히 자격조건을 타이트하게 만들지 말고 좀 더 많은 국민이 헌혈에 동참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게 어떨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이처럼 헌혈을 쉽게 다가가서 할 수 있는 조건을 혈액원에선 만들어 주고, 더 많은 국민들이 언제든 헌혈에 동참한다면 혈액수급이 어려운 위기의 대한민국을 건강한 대한민국으로 회복시키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생각한다.

우리 주변엔 지금도 수혈을 간절히 기다리는 국민들이 많이 있다.

우리의 가족과 이웃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은 헌혈뿐이다. 코로나19로 힘든 지금, 우리 모두가 서로를 위해 헌혈에 동참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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