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상당고 변상민군, 성범죄 피해 막아
변군 “경찰이 꿈…앞으로도 앞장서 도울 것”

 

 

[충청매일 진재석 기자] “생각이라는 게 들기 전에 몸이 먼저 움직인 것 같아요.”

충북 청주 상당고등학교 재학생인 변상민(18·사진)군은 지난 16일 오후 5시10분께 학원을 가고 있었다.

여느 때처럼 학원 입구에 들어선 변 군은 엘리베이터 앞에서 울고 있는 A양 모습에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검은색 모자와 지금 날씨와 맞지 않는 롱패딩을 입고 있는 남성과 그리고 그에게 붙잡혀 울고 있는 A양. 변군은 보통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직감했다. 그것은 분명 범죄 현장이었다.

그 자리에서 변군은 “뭐 하는 짓이냐”고 고함을 내질렀다.

변군의 목소리에 놀란 해당 남성은 한 차례 움찔하고,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당황한 듯 우왕좌왕하더니 그 자리에서 바로 도망을 치기 시작했다.

변군은 잠시 놀란 마음을 진정하고 바로 A양의 상태를 살폈다.

A양 역시 갑작스러운 상황 탓인지 소리도 제대로 못 지른 채 굳어있었지만 다행히 크게 다친 곳은 없었다.

이를 확인한 변군은 생각할 겨를도 없이 도망친 남성을 찾기 시작했고, 멀리서 달아나는 남성을 발견해 뒤쫓기 시작했다.

해당 남성은 다년간 운동해온 변군을 따돌릴 수 없었고 결국 그에게 붙잡혔다. 청주 상당경찰서는 18일 해당 남성 B씨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상당경찰서는 신속한 신고와 후속 조처로 범죄 피해를 막은 변군에게 감사 표창과 함께 소정의 신고 포상금 전달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성인이라도 쉽게 대처하기 어려웠던 순간 변군이 보여준 행동이 A양을 위험에서 구해낼 수 있었다”며 “긴박한 상황에서 침착하게 잘 대응해줬다”고 말했다.

중학생 때부터 3년간 킥복싱을 수련해온 변군은 평소에도 불의를 보면 쉽사리 지나치지 못하는 성격의 소유자다.

영화 ‘범죄도시’ 속 마동석 배우가 맡았던 든든한 경찰이 장래희망이라는 변군은 현재 상당고등학교 경찰동아리인 포스(POS)의 부회장까지 맡으면서 꿈을 향해 정진하고 있다.

다만 자신보다 약한 친구들을 도와주고 불의를 참지 못하는 변군의 성격 탓에 그의 부모는 약간의 걱정(?)이 앞선다고 한다.

변군의 어머니는 “누가 봐도 옳고 정당한 행동이었지만 112로부터 연락을 받았을 당시에는 아이가 다치기라고 했으면 어쩌나 가슴이 덜컥했다”며 “아이가 다치지 않길 바라는 것은 모든 부모가 공감할 내용”이라고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이런 부모의 걱정에도 변군은 “앞으로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나 누군가 도움이 필요한 순간이 생긴다면 또 앞장서 도울 것”이라며 “상당고등학교 경찰동아리 pos와 킥복싱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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