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적인 시대, 작품으로 보는 역동적 움직임
정적인 시대, 작품으로 보는 역동적 움직임
  • 김정애 기자
  • 승인 2021.04.13 17: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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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천 공예마을 미술관, 30일까지 국제교류기획전 ‘무풍화비’
국내외 작가 33명 참여…회화·유리공예 등 50여점 전시
왼쪽부터 최규락_‘원숭이’_마네킹, 비닐 바인더 끈, 실_80x50x185cm. 2021, Elina Titane_‘Parallels’_ceramics_26x9x8cm/ 26x19x8cm. 2020.

[충청매일 김정애 기자] 충북 진천 공예마을 미술관(문백면 공예촌길 116-3)은 오는 30일까지 진천 공예마을 C+ 국제교류 기획전 ‘무풍화비(無風花飛)’를 개최한다. 

초대작가는 총 33명으로 진천 공예마을에 거주하는 김장의, 손부남, 김동진 최규락 작가와 청주 이승희 작가 등 국내작가 22명과 미국, 덴마크, 터키, 라트비아, 우크라이나 등 국외작가 11명이 참여한다. 전시작품은 회화·평면 16, 설치 1, 미디어 2, 유리공예 2, 도자공예 28, 금속공예 1, 목공예 1 등 총 50여 점이다. 

‘무풍화비(無風花飛)’, 바람도 없는데 꽃잎이 날린다? 진천 공예마을 미술관 국제교류전 전시타이틀인 ‘무풍화비 (無風花飛)’는 진천 공예마을에 거주하는 박경자 문화재청문화재감정위원 이 작명했다.

박 위원은 이번 국제교류전에 대해 “바람 없는 정적인 시대에 꽃비처럼 역동적인 작가들의 움직임을 보여준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주목을 끄는 첫 작품은 공예마을 미술관 입구에 설치된 최규락 작가의 ‘원숭이’(2021)다. 공예마을에 거주 중인 최 작가는 미술관 입구에 있는 경계석을 조각 받침대로 사용해 색색의 바인더 끈(binder stripe)으로 걸어가는 ‘원숭이’를 제작해 설치했다. 인간의 몸에 원숭이탈을 쓴 ‘원숭이’는 관객에게 어떤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 것일까?

최 작가는 “원숭이탈이 못된 양반들을 비판하고 풍자하는 역을 맡고 있다”며 “저의 ‘원숭이’는 이놈의 세상에서 부동산 투기를 하는 이들과 부정부패를 일삼는 정치인들과 같은 못된 분들에게 정신 차리라고 하는 의미를 담았다”고 작업의도를 밝혔다.

실내로 들어가면 영롱한 빛을 발하는 일종의 ‘유리-꽃(병)’인 김준용 작가의 유리공예 ‘빛의 꽃’(2021)이 등장한다. 이어 공사판 철재 타일로 꽃잎이 날리는 모습을 작업한 김동진 작가의 ‘봄’(2021), 나무로 세밀하게 용을 조각하고 여의주조차 입안에 있는 상태로 조각한 김세진 작가의 목공예 ‘청용검’(2021), 또한 종이인지 도자인지 혼란스러운 이승희 작가의 ‘종이처럼’(2020)까지, 공예를 넘어 확장된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권오상 작가의 ‘보이 드_키리에(the void_kyrie’(2020)는 미켈란젤로의 ‘피에타’를 3D로 제작해 예수를 매우 느린 슬로우모션으로 사라지게 하는 영상작품이다. 파손된 예수는 흥미롭게도 중력을 거슬러 하늘로 서서히 올라간다.

 이밖에 국외작가 엘리나 티타네(elina titane)의 ‘평행(Parallels)’(2020)은 도자로 얼기설기 엮여있는 신비스런 두 개의 형태를 옆으로 나란히 설치한 질료와 형태를 실험한 작품이다. 노즈그 탄(ozge tan)의 ‘세상과 함께 가라앉은(Sinking with the world)’(2020)은 도자로 제작한 여성의 몸에 각종 플라스틱 용품들을 그려놓은 사회비판적 작품이다.

루카스 노박(lucas novak)의 영상작품 ‘마스터(MASTER)’(2020)는 스톱-모션 애니메이션stop-motion animation)으로 오늘날의 어두운 사회문제를 은유한 작품이다.

류병학 미술평론가는 이번 국제교류기획전 ‘무풍화비’에 대해 “전통적인 공예의 개념을 넘어 새로운 공예의 지평을 여는 기획전”이라며 출품된 작품들에 대해 “나로서 사물을 관찰하지 않고 사물로서 사물을 관찰하는 것(以我觀物 以物觀物)”으로 보았다.

전시기획을 맡은 최규락 작가는 “‘무풍화비(無風花飛)’는 코로나19로 지친 충북도민이 작품을 감상하며 잠시나마 희망의 시간을 갖기를 기대한다”며 “해외 여행을 할수 없는 어려운 환경에서 다양한 국가 작가 작품을 한자리에서 감상할수 있는 기회다. 많은 도민들이 찾아와 작품을 접할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국제교류기획전인 ‘무풍화비’전은 진천 공예마을 전시가 끝난 후 오는 11월 23일부터 30일까지 터키 갤러리 A에서 이어 개최된다. 국내 참여작가는 진천 전시 참여 작가 중 김동진 손부남 이규식 권오상 이강효 이승희 감장의 김현숙 손경희 등 15명과 터키 지역 작가들이다. 전시문의 ☏010-2057-4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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