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꿈세상 정철어학원 대표

[충청매일] ‘보증금 이천만원에 월세 오십만원‘ 딱 좋다. 얼른 계약을 헸다. 그날 밤 희망에 부풀어 한숨도 못 잤다. 그렇게 학원운영을 시작하였다. 보랏빛 꿈을 그리며 젊은 열정을 쏟았다. 하지만 현실은 나를 지옥의 문턱으로 이끌었다. 지금 와서 돌이켜 보면 당연한 결과였다. 학교 앞 학원들을 지나 20분을 걸어와야 하는 곳에 자리를 잡은 고등학생 전문 학원이 잘 될 이유가 없었다.

처음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은 예나 지금이나 그렇게 월세 액수에 연연한다. 부가 되는 액수 대비 창출되는 가치를 가늠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업을 시작하는 분들께 아무리 얘기를 해주어도 말을 듣지 않는다. 그만큼 월세 부담이 크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나도 그랬다.

청주 사람이면 모두 알만한, 유명한 식당을 운영하는 형님의 오래전 말씀이다. “서울에서도 일부러 먹으러 올 정도로 단골이 많은 우리 식당이 청주에서 제일 비싼 본정통에서 수십 년을 떠나지 않고 있는 이유를 넌 아니? 사업은 오다가다 보고 들르는 손님이 기본 이상을 하고 단골손님이 더해져서 매장을 넘치게 해야 한다. 즉 소멸되는 단골 보다 새로 창출되는 단골이 더 많게 하는 자리여야 된다”라고 일갈했다. 그만큼 자리와 알림이 중요하다는 가르침이었다.

여기서 자리는 위치의 효과만을 상징하는 것은 아니다. 집 앞 사거리에 베이커리가 생기면 바로 눈에 뜨여 구매를 자극한다. 하지만 3개월 정도 지나면 시각적 자극이 감소되어 베이커리가 있는지 없는지 인식됨이 적다. 이를 보면 설립할 때 위치만 잘 잡았다고 알림의 효과를 다한다고 할 수 없다. 설립 후 끊임없이 효과적인 알림과 표현을 연구하며 시도해야 한다. 즉 마케팅 연구이다.

마케팅의 방법은 다양하다. 많은 사람들은 사업을 시작하면 전단지 또는 현수막 등을 통해 광고부터 한다. ‘최고의 맛! 최고의 실력!’등…. ‘최고!’라고 호언한다. 그러나 내재하고 있는 가치를 ‘최고’로 만들지 않고 광고부터 하는 것은 위험하다. 욕심이다. 비용을 들여서 사람들을 모아 ‘저희는 아직 부족해요’라고 알리는 것과 같다. 그리고 ‘최고!’란 말은 내가 고객에게 할 수 있는 말이 아니고 고객이 나에게 해야 하는 말이다.

마케팅의 첫걸음은 상품의 차별화된 가치를 만드는 것이다. 차별화된 가치를 이루어내면 효과적으로 알리는 기발한 방법을 찾기가 용이하다. 마케팅의 영역은 기획, 생산, 판매, 서비스의 모든 과정에 스며있다.

‘스타벅스는 커피가 아니라 문화를 판다.’ 1980년대 후반 스타벅스 초창기에 내세웠던 문구이다. 스타벅스는 ‘커피를 판다’가 아니라 ‘문화를 판다’는 전략을 세웠고 스타벅스만이 주는 분위기, 만남과 대화를 중시하는 카페로 차별화 했다. 카페에서 장시간 공부하는 대학생이나 업무를 하는 직장인들을 위한 문화적 공간을 제공했다. 스타벅스는 차별화를 했고 그렇게 고객의 가슴에 깊이 파고들었다.

이렇듯 효과적인 표현에는 나만의 철학이 들어 있어야 하고 나만의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 아무리 수익창출이 급해도 바늘에 실을 묶어서 쓸 수는 없다. 남이 따라올 수 없는 차별화된 서비스와 상품이 필수이다. 그러고 나면 고객은 자연스레 나를 찾는다.

우리네 삶에서도 마찬가지다. 많은 사람들이 하루 빨리 성공을 하고 싶어 한다. 성공을 진정 바란다면, 나를 스스로 과시하기 전에 내가 남들에게 인정받기를 바라기 전에 나부터 겸허히 정진하여 자신을 다듬어야 한다. 차별화된 나를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쉽지 않다. 나의 내면 깊숙이 그 놈의 욕심이 자맥질을 하기 때문이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