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명절 풍속 급변


비접촉으로 가족 안부 확인

성묘 생략 등 차분한 분위기

[충청매일 진재석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발생 후 처음 맞는 한가위가 지났다.

코로나19는 명절 풍속과 전통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관련기사 3면

정부의 추석 특별방역대책과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시민들은 귀성을 자제하는 분위기였고 성묘와 차례는 대폭 간소화됐다.

바쁜 일상에 치여 평소 만나지 못했던 가족들과는 비접촉 방식을 통해 안부를 확인하거나, 일부는 방역에 유의하며 고향을 찾았다.

충북 청주에 거주하는 30대 직장인 A씨는 4일 “올해 추석 차례는 온 가족들이 모여 진행하지 않고 아버지와 저, 인근에 거주하는 삼촌을 포함 셋이서 지냈다”며 “친척들이 모이지 않아 일부 음식만 어머니가 직접 만드시고 나머지는 전통시장에서 구매해 차례상을 차렸다”고 말했다.

명절이면 서울과 대전, 경남 창원 등에서 올라온 친척들로 붐볐던 A씨의 집은 인근에 거주하는 1명의 친지만 방문해 차분한 추석을 보냈다.

차례를 지낸 뒤 A씨는 차례상 사진을 만들어 참석하지 못한 친인척들에게 보내 함께 하지 못한 아쉬움을 뒤로했다.

또 해마다 차례를 마치고 가족 간 식사시간 후 세종 은하수공원을 찾아가 성묘하는 A씨 가족은 올해는 이마저도 생략했다. 세종시설관리공단이 추석연휴기간 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은하수공원 봉안당을 한시적으로 폐쇄한 연유에서다. A씨는 “(코로나19 탓에)너무 간소화하다 보니 명절 분위기를 못 느꼈다”며 “코로나19가 하루빨리 종식돼 다시 예전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코로나19 사태 속 명절 연휴는 일부 시민에게 휴식과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의 회복 기회를 제공했지만, 또 다른 이들에게는 깊은 외로움을 가져다줬다. 지역 내 어르신들은 자녀와 손주 걱정에 ‘올해는 오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면서도 전화 속 목소리에 아쉬움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부모의 이런 심정을 아는 자녀들의 마음은 무겁다. 대구에 어머니가 거주하는 B씨(52)는 연휴 기간에 부모님 집에 내려가지 않고, 집에서 가족들과 시간을 보냈다.

B씨의 어머니가 “상황이 상황이고 아이들이 걱정되는 만큼 이번 추석에는 찾아오지 않아도 된다”는 말에서다.

이런 말에 B씨는 이번 연휴동안 휴식을 택했지만 속마음은 편치않다.

지난 5월 ‘어버이날’에도 같은 이유로 찾아가지 못한 B씨는 어머니를 오랜 기간 만나지 못한 상황이다.

B씨는 “괜찮다고 말씀 하시지만 자식과 자녀를 보고 싶어하는 어머니의 심정을 모르겠냐”며 “하루빨리 이 사태가 종식돼 홀가분한 마음으로 부모님을 보고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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