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충청매일]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란 말이 있다. 봄이 왔건만 봄 같지 않다는 뜻이다. 3월이 되어 봄이 왔는데도 교실엔 아이들이 없다. 코로나19로 개학이 연기된 까닭이다. 학부모님들의 마음은 타들어간다. 내 자식만 뒤쳐지는 게 아닐까 하는 불안감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정부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문을 연 학원에도 보내보고, 과외도 시켜보곤 한다. 그러면서도 ‘혹시라도 내 아이가 감염되면 어쩌나?’하는 불안한 마음을 끝내 떨쳐버리지 못한다. 그래서인지 요즘 온라인 강의에 많은 관심을 갖는다. 노트북이나 핸드폰을 이용한 온라인 강의는 최소한 전염병에는 안전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필자는 얼마 전부터 모 봉사활동 기관에서 외국인을 상대로 하는 한국어 수업을 하였다. 그러다가 전염병으로 인해 수업을 중단하게 되었다. 수강하는 학생이나 강의를 하던 필자나 수업에 막 재미를 붙이려던 시점이었다. 그런 중요한 시점에 수업을 중단하게 되니 여간 안타까운 게 아니었다. 그래도 어쩔 수 없는 일이기에 그렇게 수업이 중단된 채 몇 주가 흘렀다. 그러다가 문득 인터넷을 이용한 온라인 수업을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필자는 노트북을 열었고, 수강생도 수강생의 집 책상에서 컴퓨터를 켜고 원격 화상 수업을 시작하였다. 물론 원격 화상 수업은 얼굴을 맞대고 하는 대면 수업에 비해 불편한 점이 많았다. 특히 수업진행과정을 일일이 살피지 못하는 데서 오는 불편함이 있었다. 그러나 그러한 어려움은 수강생의 적극적이고 열정적인 태도로 극복되었다.

개학이 늦춰지면서 온라인 강의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대학에서는 이미 온라인으로 강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들었다. 초등학교나 중학교, 고등학교에서도 e-학습센터와 같은 기관을 이용한 온라인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인터넷을 이용한 이러한 온라인 수업방식을 잘만 이용한다면 코로나로 인한 수업결손은 어느 정도 해소되지 않을까?

특히 우리나라에는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온라인 학교가 운영되고 있지 않은가?

바로 방송통신 중학교와 고등학교가 그렇다. 이들 방송통신중고등학교는 이미 오래전부터 학력인정을 받아온 정규 중·고등학교이니 이들 방송통신중고교의 운영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고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들 학교는 평소 온라인 학습을 통한 원격수업과 약 24일의 출석수업을 병행하여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물론 출석수업일을 이용하여 각종행사는 물론이고 모든 교육과정을 정상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현재도 이 학교의 원격수업은 방송통신중고등학교의 학생들만이 아니라 정규 학교에서 전학 등으로 인한 미이수 과목을 이수해야 하는 학생들에게도 개방되어 과목 이수로도 이용되고 있다. 당연히 중학교와 고등학교 3년간에 이수해야 할 과목이 온라인 콘텐츠로 제공되고 있고 그 수준 역시 매우 뛰어나다. 콘텐츠는 각 과목별로 수강생들이 혼자 공부할 수 있도록 많은 연구를 거쳐 완성되었고, 매년 계속해서 한국교육개발원의 석학들이 연구하고 보완하여 철저를 기하고 있다.

개학이 장기간 늦춰지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이들 온라인 학습은 개학 시기와 크게 관계없이 이미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에 우리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마음의 봄이 오지 않은들 해야 할 일을 두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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