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통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회자하는 소리에 자녀 성공을 위해선 아빠의 무관심이 중요하다고 한다. 그러나 요즈음 자녀 문제에서 뒷자리에 있던 아빠들이 바짓바람을 일으키며 전면에 등장하고 있다고 한다. 초중학교 시절 직장을 핑계에 자녀에게 무관심하던 아빠가 늦게나마 대학 입시 등에 관심을 보이면서 바짓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로스쿨 시험 응시자 역대 최다를 기록한 올해 입시 설명회나 입시 문의에 부모 특히 아버지들의 문의 전화가 많아졌다고 한다. 평균 응시자 나이 29살의 로스쿨 응시 학생을 대신해 부모가 입시 설명회에 가고 서류 접수를 대신한다.

우리 대학의 경우 학부제에 따른 전공 선택, 수강신청, 학점, 휴학 등 학생 문제를 부모가 대신 전화해 문의하거나 인터넷에 민원을 제기하는 경우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특히 아버지들의 전화나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 많은 경우 부모가 전화하거나 직접 찾아올 경우에 옆에 학생이 같이 있다.

이러한 과도한 부모 사랑은 지구촌의 새로운 사회문제가 되는 데 일본은 청년 캥거루족을 넘어서 중년 캥거루족이 새로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40~50세가 돼서도 70~80대 부모에 의존해 사는 중년 캥거루족을 부모에 기생한다는 의미의 ‘패러사이트 싱글(parasite single)’로 부른다. 대학 졸업 후에도 취업을 못 해 부모 곁을 떠나지 못하는 자녀를 부르는 미국의 ‘트윅스터(Twixter)’, 캐나다의 ‘부메랑 키즈’, 부모 퇴직연금을 축낸다는 영국의 ‘키퍼스(KIPPERS, Kids in Parents Pockets Eroding Retirement Savings)', 중국의 ‘소황제’를 만드는 중요한 요인으로 부모의 과도한 사랑을 지적한다.

자녀 교육에 극성인 엄마의 행태를 부르는 치맛바람이 다양한 사회 문제를 가져왔지만, 우리 사회 발전에서 어머니의 헌신은 중요한 사회 발전의 원동력으로 자리하였다.

어머니들의 헌신에 자식은 자신의 발전보다 어머니의 희망과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그 결과는 사회발전의 원동력이 되었다는 논리이다. 그러나 60~80년대 개발시대의 치맛바람이 21세기 새로운 사회에 적용될 수는 없다. 

지금 불고 있는 아버지들의 바짓바람이 우리 사회에 있는 치맛바람과 합쳐져서 거센 세상 바람을 막아주는 울타리가 돼 자녀를 나약한 캥거루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 바짓바람, 치맛바람으로 세상의 거센 바람을 어디까지 막아 줄 수 있는지를 생각한다면 아버지들의 바짓바람이 긍정적이지만은 아니다.

일본처럼 중년 캥거루족을 양산하지 않으려면 개발시대 아스팔트를 쓴 디스코와 나팔바지로 자녀를 보호해서는 안 된다. 경쟁이 일상화되고 바람이 심한 상황에서는 캥거루 주머니가 돼 바람을 막기보다는 늑대나 곰처럼 먹이를 스스로 찾는 법을 가르쳐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새로 이는 아버지들의 바짓바람이 어머니의 치맛바람을 부채질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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