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학원 인사경영권까지 요구…대학구조개혁평가 타격 예상”

속보=청주대학교 노조가 또 다시 ‘파업’ 카드를 들고 나오면서 정부 대학구조개혁평가를 앞둔 대학은 바람 앞 촛불과 같은 양상이다. <17일자 1면>

대학 정상화를 위해 대화합을 선언한 청주대는 노조가 2개월만에 파업에 돌입하기로 결정하면서 격랑 속으로 빠져들 전망이다. 대학구조개혁평가를 빌미로 ‘유니온 숍’ 등 인사·경영권을 협상테이블에 올린 노조는 지역사회의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청주대 노조는 30일 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이날 조합원 70명 가운데 67명이 투표에 참여, 찬성 57명(85.1%)으로 파업을 가결했다. 파업이 가결되면서 노조는 조만간 전체 파업에 돌입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노조는 대학과의 지난해 11월부터 공식적인 5차례 교섭을 포함해 모두 15차례 단체교섭을 진행했으나 결렬됐다. 노조는 본 교섭이 결렬되면서 청주지방노동위원회 조정절차를 신청, 조정기간 10일에 걸쳐 조정을 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일각에서 노조측의 ‘무리한 요구’라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나왔으나 노조는 23가지 요구안에 대해 굽히지 않았다.

노조측이 제시한 요구안은 대표적으로 ‘유니언 숍’과 ‘인사위원회 조합 선임 인원 포함’, ‘근속승진제도’, ‘징계위원회의 구성시 조합 인원 포함’ 등이다.

‘유니언 숍’의 사전적 의미는 전 종업원의 고용 조건이 사용자와 노동조합과의 협정으로 정해지는 기업체, 조합원인 것이 고용 조건으로 돼 있지만, 일정 기간 후에 반드시 조합원이 되는 것을 조건으로 고용주가 비조합원을 채용할 수 있는 사업장·기업 등이다.

대학 노조는 유니언 숍 제도 요구로 ‘노조에서 탈퇴, 징계제명 할 경우 대학은 근로계약을 해지 해야 한다. 또 인사위원회 구성도 조합이 선임한 5명을 포함해야 한다고 조건을 걸었다. 인사위는 당연직 6처장과 노조 선임 5명 11명으로 구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조합원 승진과 관련해서도 승진소요년수를 9→8급 및 8→7급, 7→6급은 3년, 6급 이상은 4년으로 요구했다. 또한 승진소요년수 2배수 초과시 근속승진하는 것으로 하며, 근속승진 시행직급은 5급 이하로 한다고 ‘근속승진제도’를 요구했다.

상위직급 외부 인사 채용시 노조와 사전에 ‘합의’해야 한다. 사전합의 되지 않은 채용은 물효로 한다고 제시했으며, 직원징계위원회 구성도 조합이 선임한 4명과 학교법인이 선임한 4명을 포함해 8명으로 구성해야 한다고 조건을 내놨다.

이처럼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하면서 청주대는 대학구조개혁평가를 통한 대학재정지원제한 대학 탈피도 불투명해졌다. 특히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게 되면 평가 준비가 더욱 힘들어질 전망이다.

대학 관계자는 “구성원 화합을 선언하고 재정지원제한 대학 탈피를 위해 구성원 모두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노조의 파업은 큰 타격으로 올 것 같다”며 “노조의 처우개선을 요구하는 것이 아닌 학원의 인사경영권까지 요구한 모습은 안타깝기만 하다”고 토로했다.

지역의 한 인사도 “대학 정상화를 위해 구성원들이 한 발 양보해 화합을 선언한 지 2개원 남짓한 시간에 또 다시 분열된 모습은 용납받지 못할 것”이라며 “대학 존폐 기로에 놓인 시기란 점을 악용하는 것처럼 비춰져 지역사회의 공감 또한 받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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