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경기 평균자책점 낮아지고 타율도 하락…‘타고투저’ 주춤

▲ 21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7 프로야구 LG 트윈스 대 KT 위즈의 시범경기 7회말 2사 1루에 있던 LG 이천웅이 2루 도루 도중 공이 빠지자 3루까지 주루하고 있다. 뉴시스

올 시즌 프로야구의 화두는 스트라이크존 확대다. 2014시즌부터 흥행을 이끌 화끈한 타격전을 위해 좁아졌던 존을 넓히자는 것이다. 그동안 기형적인 KBO 리그의 타고투저 현상은 숱하게 지적을 받아왔지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부진으로 존에 대한 손질이 불가피해졌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김풍기 심판위원장은 시범경기에 앞서 “지난해 심판들이 전체적으로 존을 좁게 보는 경향이 있었지만 올해는 선수들이 ‘존이 커졌다’고 느낄 것”이라며 스트라이크존 확대를 예고했다. 특히 좌우보다 높낮이에 대해 원칙적으로 스트라이크를 잡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 14일 시작된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시범경기가 반환점을 돌았다. 예년보다 짧아진 2주 간의 일정 중 절반이 지났다. 과연 존 확대에 따른 변화는 일어나고 있을까.

일단 현장에서는 존이 넓어졌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투수 출신 양상문 LG 감독은 “확실히 존이 넓어졌다”면서 “예전 같으면 볼이 됐을 공, 특히 높은 공을 확실하게 잡아준다”고 말했다.

선수들도 “높거나 바깥쪽 공이 스트라이크가 된다”면서 “빨리 적응해야 할 것 같다”는 반응이다.

기록에서도 의미가 있는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20일까지 30경기가 치러진 가운데 리그 전체 평균자책점(ERA)은 4.17, 전체 타율은 2할6푼7리를 기록 중이다. 가장 극심한 타고 시즌이던 지난해 정규리그 타율 2할9푼, ERA 5.21보다 한층 낮아졌다.

물론 선수들의 타격감이 아직 올라오지 않은 시범경기와 정규리그의 직접 비교는 어렵다. 그렇다 해도 지난해 시범경기 때의 전체 ERA 4.72, 타율 2할7푼보다 떨어진다. ERA는 0.5점 이상 낮아졌다. 시범경기 팀당 평균득점도 4.94에서 4.65로 줄었다.

스트라이크존이 넓어지면 투수들이 유리해진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넓다 보니 구속과 구위에 더 집중할 수 있고, 반대로 타자들은 더 강해진 공을 공략해야 한다. 존에도 신경을 써야 하는 터에 구위 좋은 공을 때려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제구가 좋은 투수들은 더 효율적으로 존을 공략할 수 있다.

시범경기는 절반이 남았다. 기록 변화를 논하기에 조금 이를 수 있다. 타자들이 존에 적응하려면 시간이 필요한 시점인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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