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화 청주시립도서관 사서

우리는 언제나 끊임없이 바쁘게 움직이며 살아간다. 주어진 시간내에 더 많이 무엇인가를 해내려 하고, 더 많은 무엇인가를 얻으려한다. 이러한 모습들은 최소한의 시간과 자본을 투자해 최대의 효과를 내야 하는 현대 사회의 정신없는 우리의 일상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나 역시 주어진 시간 내에 더 많이 무언가를 해내려 하고, 더 많은 무언가를 얻으려는 마음으로 살아가다 보니 머릿속 시계 바늘은 언제나 째각째각 소리 내며 나를 독촉하곤 한다. 끊임없이 무엇인가 부족하진 않은지 걱정스런 마음으로….

무엇이든 자꾸만 채워 넣으려 할 뿐 비워내는 법을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오늘, 뺄셈’이라는 책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 책의 저자는 무무(木木)라는 필명 외에는 알려진 것이 거의 없는 중국의 은둔형 작가이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좋은 차, 좋은 집, 좋은 직장 등 무언가를 더 얻기 위해 노력하지만 그 더해진 만큼 잃어버리게 되는 것은 없느냐고 되묻곤 한다. 또한 그 잃어버린 것들 중엔 돈보다 소중한 가치가 있을 수 있다고 47개의 이야기를 통해 나지막한 목소리로 알려준다.

이 책은 무한경쟁체제 속에서 성공을 위해 무언가를 더하고자 사는 우리의 인생을 한걸음 물러서서 관조하고 있다. 딱딱한 경구가 아니라 우리 일상 속에서 일어날 수 있는 에세이들로 경쟁에 지친 몸과 마음을 ‘그만하면 됐어’ 라며 부드럽게 어루만져 주고 있다.

작가가 들려주는 소소한 이야기들을 따라 너무 많은 것을 모두 다 가지려는 욕심, 나 혼자 모두 깔고자 하는 무게감을 잠시 덜어낸 채 눈을 감아보자. 내 삶의 지금 이 순간을 즐기며 살아가는 것 내 주변의 소소한 기쁨들을 누리며 살아가는 것이야 말로 내 삶을 풍요롭게 채워줄 진정한 행복이란 생각이 들게 될 것이다.

끝없는 욕망의 늪에 허덕이며 자신을 잃은 채 살아가는 실수를 범하지 말라는 작가의 조언처럼 오늘 하루, 잠시 자신의 삶에도 뺄셈을 시도해 보는 건 어떨까?

비워낸 것보다 더 많은 행복을 얻을 수 있을터이니….

“당신은 그림에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고 했어요.

뺄셈의 미학을 먼저 배워야합니다.

세상의 모든 예술은 결국 어떤 것을 얼마나 빼느냐에 달려 있거든요”

-‘오늘, 뺄셈’ 프롤로그 中 -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