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명 충북도 축산과 동물보호팀장

최근 유럽연합(EU)집행위원회는 회원국에 대해 AI 확산에 대비하도록 당부했다. 유럽지역의 고병원성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상황에 대한 경고였다. 실제로 지난 4일 헝가리에서 처음 발생한 AI는 10일까지 독일, 오스트리아, 크로아티아, 스위스, 폴란드 등 유럽 6개국의 가금류와 야생조류에서 확인됐다.

올해도 가금류 사육농가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 겨울이 오고, 기온도 내려가고 있다. 게다가 철새도 속속 유입되고 있다. 유럽에서의 AI 확산은 현재진행형이며, 국내 사정도 녹록하지 않다. 지난 10월에는 철새 ‘도래단계’ 예보가 발령됐으며, 조만간 철새 ‘밀집단계’가 발령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철새에 대한 상시예찰 결과, 11월 들어 논산, 임실, 담양 특히 우리도와 인접한 천안의 철새에서 H5형 또는 H7형 바이러스의 항원과 항체가 확인됐다. 이런 상황에서 유럽에서 계속 확산하고 있는 AI가 국내 가축방역에 시사하는 점은 매우 크다.

AI 방역은 내치와 외치의 방역에 달려있다. 철새로부터 가금으로 전염되는 것을 막는 것이 외치에 해당되며, 농장에서 발생해 다른 농장으로 전염되는 것을 차단하는 것은 내치에 해당한다. 두개 그룹의 연결고리를 끊는 것이 AI 방역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다.

철새에 의한 전염을 막기 위해서는 농가 스스로 철새 서식지 접근은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논밭에서 사용한 농기계나 신발, 의복에도 철새 분변이 우연히 묻어 올 수 있으므로 농장에 들어오기 전에 반드시 소독해야 한다. 또한 야생조류가 축사에 침입하지 못하도록 축사의 그물망을 정비해야 하며, 사료통 주변은 항상 깨끗하게 청소해야 한다.

이와 함께 내치에도 철저를 기해야 한다. 최소한 주 1회 이상 ‘일제소독의 날’에 동참하고, 축사 외부에 생석회를 살포해 야생 설치류의 접근을 막는 것도 좋다. 특히 잔반급여는 축사환경이 불결해지기도 하지만, 야생조류를 농장으로 불러들여 AI 발생을 자초할 수 있다. 또한 가금류를 재래시장이나 가든형 식당으로 유통하는 것도 외부의 바이러스가 농장에 들어올 기회를 높이는 위험한 행위다.

충북도는 지금의 내외적 상황을 고려해 오는 20일까지 일제 축산환경정비주간을 운영하고 있다. 축산농가의 환경정비와 청소는 함께 살아가는 주민과 축산물 소비자에 대한 의무이기도 하지만 소독제를 뿌리는 것보다 더욱 효과적인 친환경 방역활동이다. 이번 환경정비 주간 동안 일제청소, 일제소독, 일제정비 등을 통해 AI를 완전히 차단함으로써 안전한 충북을 만드는데 모든 축산농가가 다함께 참여해 줄 것을 당부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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