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행 충주시립우륵국악단 지휘자

2017년 10월 충주에서의 성공적인 전국체전이 되려면 시민이 몸통이 되며, 체육인이 손과 발이 될 것이고, 예술인은 머리가 돼야 할 것이다. 시에서는 2017전국체전기간동안 낮에는 종목별 경기와 응원으로 전 국민이 하나가 되도록 하고, 밤에는 축제와 행사로 충주의 브랜드 가치를 알리는 ‘중원문화대전’으로 승화시켜 개최하겠다는 체전 개최 방향을 설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과연 지역 문화예술인의 위치는 어디까지이고 충주시의 문화예술 발전의 고민을 우륵당에서 고민해 본다. ‘태산불사토양(泰山不辭土壤), 하해불택세류(河海不擇細流)’라는 몇년 전의 모 항공사 광고 카피라이터 문구가 생각난다. 태산은 본디 한줌의 흙도 버리지 않으며, 하해는 작은 강줄기도 마다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중국의 사마천이 지은 사기열전중 전국시대(戰國時代)의 법가 사상가인 이사(李斯)편에서 상진황 축객서(上秦皇逐客書)에 나오는 말이다.

이 말의 뜻처럼 충주 문화예술은 유능한 타 지역 단체의 예술인들을 적극 충주에서 흡수해 활용해야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현재 충주를 대표하는 예술인으로 우륵을 들지만 과연 우륵선생은 우리 충주사람이었는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지금 우륵의 출생지를 놓고 옛 고령부터 의령, 거창 최근에는 제천까지 우륵탄생의 정통성을 주장하고 있지만, 확실한 건 우륵선생이 명승지 탄금대에서 가야금을 연주하고 제자인 계고(階古)·만덕(萬德)·법지(法知)에게 가야금, 춤, 노래등을 가르쳐 줬다는 팩트는 역사서에 고증돼 누구라도 부정 할 수 없는 사실이다.

우리 충주는 타 지역 출신 예술인이었던 우륵선생을 문화콘텐츠로 활용하고 있으며, 충주시립국악단이 아닌 우륵을 부각시켜 충주시립우륵국악단이라는 명칭은 충주의 열린 문화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21세기 경쟁력은 문화예술이다. 우리 충주에는 예총, 민예총, 문화원에 많은 문화예술인 있으며, 충주 사물놀이 몰개, 성악연구회, 충주시 합창단 등이 지역의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노력 중에 있다.

물론 이 단체중에는 충주 토박이 문화예술인이 있는가 하면 타 지역에서 활동했던 분들이 정착해 충주를 위해 노력하는 분들도 있다. 필자는 중원문화대제전의 성공적 첫걸음은 우리 지역예술인들의 적극적인 동참뿐만 아니라 작은 흙과 가는 물줄기도 소중히 여기는 열린 마음이라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으며, 우리시의 자랑 시립우륵국악단이 시민들의 고굉(股肱)이 될 것이라 생각하니, 흐뭇하다.

지금이라도 우공이 산을 옮기는 우공이산(愚公移山) 정신과 낮에는 밭을 갈고 비올 때는 독서를 하는 청경독우(淸耕雨讀) 자세로 차근차근 지역예술인들의 분야별(미술, 음악, 서예, 연극, 사진 등) 전문가의 지혜를 모은다면 2017년 전국체전에서의 중원문화대제전의 성공은 벌써 정해진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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