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상목 세계유기농업학회 전 회장

“유기농 확대가 농업 생산량 감소로 이어진다는 것은 잘못된 상식입니다.”

세계유기농업학회(ISOFAR) 전 회장인 손상목 단국대 원예학과 교수는 4일 충북도청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유기농이 세계의 기아를 해결할 수 있는 대책 중 하나라며 이렇게 말했다.

ISOFAR는 충북도·괴산군과 함께 지난달 18일부터 24일간의 일정으로 충북 괴산에서 유기농 엑스포를 열고 있다.

손 교수는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도 기아가 발생하는 아프리카나 개발도상국의 식량 문제를 해결하려면 유기농을 확대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함께한다”고 강조했다.

땅속 생태계를 파괴하며 토양 산성화, 지하수 오염을 유발하는 화학 비료·농약 대신 유기농업을 확대하면 오히려 농업 생산량이 늘어나게 된다는 게 손 교수의 지론이다.

유기농업의 한 기술은 윤작이다. 클로버, 감자, 콩, 밀 등 상호 보완적인 작물이 경작지의 영양소를 관리하며 토양을 비옥하게 만드는 것이다.

손 교수는 “유기농업과 윤작이 토양을 기름지게 만들고 잡초나 작물의 잔재가 퇴비로 활용되면서 농업 생산량이 30∼50% 증가했다는 보고도 있다”고 강조했다.

유기농의 효과는 이것뿐만이 아니다.

땅이 비옥해지면 화학 비료·농약 소비량이 감소하고 농기계 사용량이 줄어 지구 온난화를 가져오는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줄일 수 있다. 유기농이 기름진 토양, 맑은 물, 깨끗한 대기를 만든다는 얘기다.

손 교수는 이런 점을 강조하고서 “유기농업 확대를 위해 어떤 기술을 개발하고 이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가 엑스포 폐막 때 발표될 ‘괴산 선언’에 담길 것”이라고 소개했다.

세계적 기아와 지구 온난화 해결, 생태계 보호에 효과적인 유기농 기술을 개발하자는 게 괴산 선언의 핵심이다.

이 선언은 유엔 협력기구인 국제유기농업운동연맹(IFOAM)이 11일 엑스포 폐막에 맞춰 발표한다. IFOAM은 세계 유기농 인증 기준과 규범을 제정·관리하는 기능을 하는데, 125개국의 850여개 정부·학계·업계가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그런 만큼 ‘괴산 선언’이 앞으로 국제적인 유기농 정책의 큰 방향이 되는 것이다.

손 교수는 “먹을거리를 생산하는 기존의 농업이 환경오염을 유발하며 생태계를 파괴하는 역기능을 해 온 게 사실”이라며 “맑은 물과 기름진 토양, 깨끗한 공기를 만들 수 있는 유기농 기술을 광범위하게 개발하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유기농 엑스포는 11일까지 괴산군 유기농엑스포농원 일원에서 ‘생태적 삶, 유기농이 시민을 만나다’라는 주제로 열린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