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작가 구자형씨, 에세이 ‘김광석 포에버’ 발간
데뷔 시기부터 돌연사까지 삶 되 짚어

방송작가 구자형씨는 1988년 ‘별이 빛나는 밤에’ 공개방송에서 그룹 ‘동물원’의 멤버로 ‘거리에서’를 부르던 가객 김광석(1964~1996)과 처음 조우한다.

시외버스 정류장에서 마주칠 법한 촌스런 디스코바지를 입고 갈색 피부에 까만 점 몇 개가 얼굴에 찍힌 순박한 외모의 청년이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자 사람들의 마음이 움직였다고 회상한다.

구 작가는 최근 펴낸 에세이 ‘김광석 포에버’에서 김광석의 목소리에 대해 “마치 아침 안개 낀 숲속의 오솔길 같다”고 말한다.

“이른 새벽 하얗게 안개 낀 길을 걸어 나가면, 어느새 산새들이 지저귀고 참새들이 짹짹거리며 표로롱 표로롱 날아다니곤 한다. 좀 더 나아가면 시냇물 흐르는 소리가 들려오고, 가슴은 서늘한 새벽바람에 이루 말할 수 없는 행복감과 상쾌함으로 몸을 떨게 된다. 김광석의 노래는 그렇게 작은 오솔길을 걷듯 한적하게 시작한다”는 것이다.

김광석에게는 잃어버린 고향의 시정과 그 숲에 비쳐드는 햇살의 서정이 듬뿍 묻어 있다고 했다.

책은 김광석이 ‘녹두꽃’으로 민중가요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데뷔 시기부터 동물원의 리드싱어로 청춘의 노래를 부르다가 솔로로 데뷔한 후 ‘라이브의 신화’로 등극하며 한국 포크음악의 중흥기를 이끌던 중 돌연 세상을 뜬 그의 삶을 되짚는다.

김광석의 유고 19주기를 기념하는 의미도 있다. 동물원 멤버 박기영, 김광석 백밴드의 키보디스트 이민영, ‘이등병의 편지’ 작곡자 김현성 등 김광석의 음악 동료는 물론 김광석과 동물원의 앨범 커버를 디자인했던 김숙이, 김광석 노래비의 조각가 안규철, 김광석 위패가 안치된 청광사 주지 광조 스님 등 고인과 인연을 맺은 이들이 그를 추억한 내용도 포함됐다.

특히 김광석이 생을 마감하기 세 시간 전까지 그와 만나 음악적 작업에 대해 이야기했던 백창우 인터뷰도 포함됐다.

구 작가는 “가로등 불빛이 거리에 작은 무대를 만든다. 그곳에 의자를 하나 가져다 놓으면, 어둠 속에서 통기타를 든 김광석이 와 앉을 것만 같다”고 고인을 그리워했다.

이 책의 사진 저작권 사용료 전액은 사진 저작권자인 달팽이 사진골방의 대표이자 ‘김광석, 그가 그리운 오후에’의 저자인 임종진 대표와 협의해 캄보디아 프농족 유치원에 기부된다. 286쪽, 1만3000원, 박하.

한편, 책을 펴낸 출판사 박하는 독자 등을 대상으로 ‘김광석 포에버’ 출간 기념 콘서트를 연다.

다음달 6일 오후 8시 서울 충무로 명보아트홀에서 ‘김광석 포에버 콘서트’라는 타이틀로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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