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 터 뷰 JTBC 드라마 ‘밀회’ 서영우역 김 혜 은

서울대 출신 인기 기상캐스터서

‘기 센 언니’ 전문 연기자로 변화

스트레스때문에 연기 학원 다녀

범죄와의 전쟁서 배우로서 재발견

JTBC 드라마 ‘밀회’(극본 정성주 연출 안판석)의 초반 화제몰이에는 배우 김혜은(41·사진)이 있었다. 드라마의 제작을 알리는 제작발표회에서 과감하게 복근과 배꼽을 드러낸 시스루 패션으로 눈길을 사로잡더니 드라마 첫 회에서는 베드신, 난투신 등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붙드는데 한몫했다.

▶기상캐스터 후배들, “김혜은처럼 되고 싶다” 바람에 퇴사 결심

영화 ‘범죄와의 전쟁’ 속 여사장, ‘오로라공주’의 황자몽, ‘황금무지개’의 양세련, ‘밀회’의 서영우까지… 지금은 ‘기 센 언니’의 대명사처럼 불리는 김혜은이지만 그는 한 때 아나운서, 기상캐스터 지원자들이 가장 닮고 싶어했던 기상캐스터였다.

서울대학교 성악과 출신에 MBC 간판 기상캐스터로 큰 인기를 누린 그의 과거를 생각하면 매 작품마다 몸을 던지는 그의 열연에 고개가 갸우뚱 해진다. 굳이 이렇게까지 몸을 던지지 않아도 될 것 같은데 끼가 넘치는 것일까?

“끼가 넘치기보다 연기가 제 운명으로 다가왔기 때문인 것 같아요. 남들보다 연기를 잘 모르니까 노력할 수 밖에 없었죠. 실은 제가 정석에 가까운 사람이에요. 기상캐스터할 때도 어떻게 하면 시청자들에게 날씨를 입체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하며 멘트부터 손짓, 의상까지 모든 것을 총체적으로 고민했어요. 오죽하면 당시 제 꿈이 할머니 기상캐스터였다니까요.”

하지만 ‘할머니 기상캐스터’가 되겠다는 김혜은의 꿈은 ‘젊은 여성’을 선호하는 방송가의 현실에 밀려 차츰 옅어지기 시작했다. 결국 그는 8년만에 MBC에 사표를 내고 프리랜서를 선언했다. 결정적인 계기는 “김혜은 선배를 닮고 싶다”고 말한 후배들 때문이었다.

“당시 ‘뉴스데스크’를 하고 있었을 때였죠. 후배가 3명이나 입사를 했는데 면접에서 다 ‘김혜은 선배처럼 되고 싶다’고 말했대요. 후배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길이 뭐가 있을까 고민했는데 제가 빨리 ‘뉴스데스크’ 자리를 비워줘야 후배들이 이 자리에 올라올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결국 사표를 낸 뒤 연기자의 길에 들어섰죠.”

하지만 기회는 번번이 오지 않았다. 더욱이 그는 이미 결혼해서 한 아이의 엄마가 된 몸이었다. 불안한 마음에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연기학원에 다녔다. 김혜은은 “남들이 요리나 손뜨개를 배우듯 나는 연기로 스트레스를 풀었다”라고 당시를 돌아봤다. 이 때 배운 연기가 지금의 연기자 김혜은을 만들 줄은 당시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기회가 온 것은 MBC드라마 ‘아현동 마님’이었다. 당시 극 중 성악을 전공한 엘리트 며느리역에 캐스팅된 것. 단순히 취미로 연기학원을 다니는 줄 알았던 그의 남편 또한 깜짝 놀란 것은 마찬가지였다고.

영화 ‘범죄와의 전쟁’은 연기자 김혜은의 재발견이었다. 당시 그는 그동안 쌓았던 세련되고 우아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우악스럽고 경박한 여사장 역을 맛깔내게 연기해내며 평단과 관객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범죄와의 전쟁’의 여사장 역할을 연기해내기까지 그에게도 말 못할 고민이 있었다고 한다.

“연기자 생활을 하면서 몇 번을 그만둘 고비를 넘겼어요. 저보다 우리 남편이 더했을 것 같아요. 아마 남편은 이 여자와 살 수 있을까 고민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그랬던 사람이 ‘범죄와의 전쟁’ 이후 저를 ‘배우로 인정한다’고 하더라고요. 뭐 그래도 요즘도 포옹신 같은 장면 나오면 화들짝 놀라곤 해요.”

▶딸 가은이 꿈도 연예인, “이제 쉴 생각도 안 들어요.”

엄마이자 연기자. 김혜은은 바쁘다. 딸 가은이는 엄마같은 연예인이 꿈이라지만 숙제를 안할 때면 속상하기도 하다. 그런 딸에게 “엄마도 배우 열심히 할테니 가은이도 숙제 열심히 하자”고 약속했다. 김혜은은 그래서 쉴 새 없이 바쁘다.

이처럼 딸의 선망을 받는 배우라는 직업, 딸과의 약속을 위해서라도 김혜은은 쉴 새가 없다. 김혜은은 “모두 다른 타인의 삶을 살아봤다는 점에서 연기한 인물들이 다 가치가 있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어 “지금은 쉴 틈이 없다”라며 향후에도 바쁜 행보를 예고했다. “가은이 낳고 3년 쉴 때가 있었어요. 그때는 ‘이제 끝났나’라는 생각도 했는데 희한하게 연기활동 하면서 작품이 끊임없이 들어오고 결국 ‘범죄와의 전쟁’과 ‘밀회’를 만났죠. 저는 아직 연기경력도 짧은데 심혜진, 김희애 언니같은 한시대를 풍미했던 사람들과 함께 연기하니 감히 쉴 생각조차 안나요. 앞으로도 좋은 연기 보여드리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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