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한솔 홍익불교대학 철학교수

우리 생활쓰레기로 버려지는 의류들은 아직도 얼마든지 입을 수 있는 멀쩡한 것들이 대부분이고 어떤 것은 한 번쯤 입어 보거나 입어보지도 않고 그냥 쓰레기통으로 직행하는 것인지 조차 의심스러울 정도의 멀쩡한 옷들이 쓰레기로 둔갑해 버려지고 있다.

우리의 의류문화가 언제부터 이렇게 고급화 됐으며 세계 선진유행에 그토록 민감하게 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선진 유행도 우리가 받아들일 수 있는 유행이 있고 우리의 정통 고유문화에 어긋나는 유행은 배척할 수 있는 자세가 되어야 한다.

청바지 무릎팍이 찢겨져야 오늘날의 젊음을 상징하고 배꼽이 나오는 아슬아슬한 옷차림이 돼야만 유행 감각이 예민한 미인의 표본으로 생각한다면 그것보다는 중요한 부분만 살짝 감추고 원시생활로 돌아가던가 아니면 가까운 쓰레기통을 뒤져도 멀쩡한 옷들이 그들의 차림새보다는 못 할게 없다고 본다.

우리 젊은 세대들의 의상감각은 현실적으로는 상당한 문제가 있다고 본다. 외국 유명배우나 유명 모델의 선전적인 의상이 바로 유행의 첨단으로 생각하고 무릎팍이 찢겨지고 배꼽이 튕겨 나와야만 유행을 앞서가는 것으로 생각하는 웃지못할 유행병의 전달매체가 각종 외설잡지의 표지 인물이나 아니면 안방에서 편히 즐길 수 있는 영상매체를 통해 쉽게 전달되고 이름 있는 연예인들도 이를 앞 다투어 모방하는 차림세는 남이 하니까 나도 한다는 모방적인 치장으로 이러한 것들이 순수한 우리의 정통의류문화의 본의를 상실했다고 볼 수 있다. 모방적이고 과시적인 치장은 창출적인 유행과는 거리가 먼 것이며 우리의 순수한 전통의류를 말살하는 것으로 균형 있는 시장 질서를 흐리게 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시대적인 변천과정에서 외제문물이 쏟아지고 이것이 좋다고 너나 할 것 없이 유행병으로 몸살을 앓다보니 젊은 여성들이 배꼽을 드러내고 중요한 부분이 보일락 말락 할 정도에까지 허벅지를 노출하고 거리를 활보하는 뭇 젊은 여성들 때문에 순진한 총각들이 젊은 나이에 시력이 떨어져 사회생활을 갈팡질팡하는 오늘에 이르렀다.

인간은 사회적동물이라고 했다. 이것은 혼자가 아닌 공동체 속에서 엮어지는 삶의 역할과 분담이 있고 생각하고 노력하는 것 만큼에 댓가가 따르기 마련이다. 한참 피 끓는 젊은 청년들 앞에 배꼽이 삐져나오고 허리춤이 훤히 노출된 이상야릇한 옷에 아슬아슬할 정도에 이르도록 허벅지를 드러내고 다니는 미끈한 여성들에게 성적 충동을 못 느낀다면 이것은 어디가 고장난 남자가 아닐것이다.

이러한 본능적인 충동에서 색깔 있는 표현이나 의미 있는 언행이 던져지면 이것이 성희롱 죄가 되어 상당한 고통을 당하는 일들이 흔히 있다. 과연 어떤 사람이 피해자이며 누가 가해자가 되어야 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모든 사건사고의 원인제공은 어떤 죄 값이 돌아가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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