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대부분 도시에서 구시가지라고 부르는 지역은 대체적으로 낙후되고 도시 삶의 기준을 낮추는 곳으로 인식되고 있다. 서울의 경우가 대표적으로 강남지역과 강북지역의 토지가격은 물론 여러 도시문화인프라의 차이에 의해 자연스럽게 도시내 계층간 문화간 위계가 형성되는 현상을 접하게 되었다.
현대적 도시계획수법이 도입되기 전의 강북지역은 협소한 도로와 낡은 건물들이 주종을 이루고 있고, 강남의 경우 도시계획으로 인한 정돈된 도시공간과 효율적인 토지이용체계를 가지고 있어 분명 대비가 되고 있지만 그것이 도시공간의 우열을 가르는 사회적 현상은 매우 위험한 사고이다. 사실 외국의 경우 대부분이 새롭게 계획된 신시가지보다는 역사와 전통 그리고 선조의 얼이 배어 있는 구도심의 생활을 선호하고 있다. 다만 우리와의 차이점은 그들은 그런 도심을 철저한 관리와 유지보수로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는 반면에 우리는 너무나 새롭고 유행에 민감하여 구도심의 유지는 물론 재생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낡은 모습을 보이고 있을 뿐이지 사실 그 안에 녹아있는 우리의 정서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것들로 가득 차 있다. 인사동의 멋스러움, 북촌의 단아한 한옥촌, 북창동의 맛깔스러운 향토음식마을, 장충동의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일식정주촌까지 우리 정서를 대변하는 지역은 다시 되살려하는 의무까지 가지고 있다. 왜냐하면 그것이 도시의 색깔이고, 문화이면서 세계화시대에서는 도시경쟁력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지방에도 그대로 적용이 되어 각 도시마다 심각한 도시공간구조의 불균형으로 작용하고 있다.
청주의 경우도 우암산과 부모산을 배경으로 무심천변에 형성되었던 초창기 시가지는 배산임수의 전형적인 도시배치와 함께 자연과 인간이 함께 공유하면서 특징적인 도시경관을 형성하고 있었다. 하지만 산업화와 차량중심의 사회구조로 인해 도시는 확장되면서 새로운 도시공간구성형태를 가지기 시작하였다. 가경동, 용암동, 율량동 등이 대표적으로 현대적인 정돈감과 도시의 부도심 역할을 하게 되었다. 새로운 지역의 건설은 기존도심의 이탈을 의미하고 특히 도시구성의 주류인 중산층의 이탈은 도심을 낙후되게 하고 공동화 현상까지 불러일으키게 되었다. 그 결과 구시가지는 사회의 소외계층이나 약자층만 남게 되었고 낮에는 일터로 북적이다가 밤이면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을씨년스러운 환경을 연출하게 되었다. 이를 해결하기위해 선진외국에서는 도심재생이라는 전문적인 용어와 함께 낙후된 구시가지는 새롭게 재개발하는 계획들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의 논리는 도시가 무한정으로 확장할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무한정한 도시의 확장은 자연을 그만큼 훼손한다고 생각하여 이를 방지하는 방법으로 도심을 효율적으로 고밀화하자는 의미) 기존의 도심에 새로운 기능의 부여와 함께 다시 사람들을 돌아오게 하자는 것이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주거의 기능을 살리면서 사회적 균질감을 부여하자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도심에 살면서 직장은 물론 다양한 도시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문화 및 다양한 사회인프라를 구축하고 이를 도심내에 체계적으로 구축해나가는 것이다. 거대한 한두개의 사업시설이나 백화점의 건설로 유동인구만 양산하는 것이 아닌 정을 붙이고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도심의 활성화와 새로운 상권형성이라는 명목으로 청주에서 벌어지고 있는 대형할인유통시설의 도심점유현상은 매우 이상한 논리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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