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승자에 의해 기록되지만 조지 오웰(George Orwell)의 ‘과거를 지배하는 자가 미래를 지배하고 현재를 지배하는 자가 과거를 지배한다’는 유명한 경구처럼 이 말은 역사의 현실적·정치적 의미를 날카롭게 압축하고 있다.

현재 세계 각국은 자국의 문화유산 발굴 및 활용을 위한 교육과 지원을 통해 경제적 부가가치를 높이고자 심혈을 쏟고 있다. 

전통문화는 문화시대 여는 열쇠

전통문화는 21세기 문화시대를 여는 열쇠이다. 역사의 흔적으로 남은 문화유산은 민족의 자긍심을 고취시킬 뿐만 아니라 엄청난 경제적 자산을 지닌다. 그리하여 지금 세계 각국이 한동안 근대화라는 개발에 밀려 파괴된 전통문화유산의 보존과 복원에 힘쓰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옛것은 저절로 지켜지지 않는다. 문화유산의 발굴과 보전이 제대로 이루어지자면 과학적이며 체계적인 관리와 지식  그리고 행정 능력을 겸비한 문화재 전문가 양성이 필수적이다. 단순히 문화재를 보수 정비하는 것 이외에 예방적 관리와 디지털 시대에 따른 정보화, 문화관광 및 문화상품과의 연계를 통한 활용 방안 강구 등이 중요하다.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 국가들은 문화유산을 바탕으로 한 관광상품이 연 수백만 달러를 번다고 한다. 또한 체코 프라하는 중세 유럽의 옛 모습을 간직한 도시 곳곳을 영화 촬영지로 제공하여 많은 수입을 올린다. 특히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카를 다리(Charles Bridge)는 시간당 수천만원의 사용료를 받아도 그 이용이 끝이 없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금속활자를 발명함으로써 지식정보화를 주도했고 서양은 르네상스 종교개혁을 통해 세계 역사를 전환기를 맞이 했다. 금속활자를 발명한 고려인들의 창조적 아이디어는 21세기 우리나라가 IT혁명을 이루어 세계에서 인터넷이 가장 빠른 나라가 되고, 모바일과 스마트폰 혁명을 주도해 나가는 창조적 도전정신으로 계승되고 있다.

고려와 독일에서 금속활자로 처음 인쇄된 책은 불교나 성서와 같은 종교 서적이었다. 이렇게 출판된 책은 종교적 의미도 크지만 인류문명이 이식되어가는 과정의 문명자체였다. ‘책, 문명과 지식의 진화사’를 쓴 니콜 하워드는 “책은 인쇄기의 직계자손이다. 즉 복잡한 인쇄과정을 거친 후에 세상에 태어난 생명체이다. 특히 활자는 책의 라이프 스토리와 인쇄의 발전과정과 연관하여 생명을 부으니 한자 한자 깃든 천년이 다시 태동했다”고 말했듯이 최근 청주시에서 옛 활자 40종을 복원하니 그 생명이 다시 살아 난 것이나 다름없다. 

이달 17일 청주시는 청주고인쇄박물관 맞은편에 국·도·시비 등 42억3천800만원을 들여 연면적 1천591㎡ 규모에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2013년 4월 준공 예정으로 금속활자 주조 전수관 기공식을 가졌다.  

이 전수관 1층에는 전시장과 시민체험관을, 2층에는 중요무형문화재 101호 임인호 금속활자장 기능보유자 작업장을, 3층에는 사무실과 수장고 등이 배치된다. 이 전수관은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본인 직지의 탄생지인 흥덕사지와 청주고인쇄박물관의 전시기능과 연계한 교육과 체험공간으로 활용된다.

또한 중요무형문화재 금속활자장의 기능 보존과 전승기반 마련을 위한 금속활자 주조 전수공간을 확보해 지역문화산업시설 확충효과가 기대된다.

그리고 2014년도에는 근현대 인쇄전시관을 마련하여 직지의 문화적 가치를 높이는 종합문화단지로 자리매김 하여 청주를 인쇄관련 전국유일의 관광명소로 발전시킬 계획이라 한다.

문화재 전문가 양성 필요

직지는 청주의 정체성을 확립시켜주고 살찌우게 하는 문화자산이다. 그러나 청주는 직지라는 지역성과 우상화에서 탈피해 초기의 인쇄물부터 현재에 이르는 첨단 인쇄문화가 아울리는 전세계 인쇄문화 문화를 수용해야 한다. 그리하여 우수한 가치성을 되살리는 인쇄문화 메카국으로서의 연계 마케팅을 구성하는 정책으로 청주의 활로를 개척했으면 한다.

또한 주조 전수관을 활용하여 문화재 현장에서 일할 인쇄전문인 마에스트로(Maestro:장인) 양성은 물론 일반인 재교육을 위한 프로그램도 개발하여 전문가와 문화재해설사와 같은 도우미를 양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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