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꿈을 꾸며--<류영철 농협중앙회 보은군지부장>
새로운 꿈을 꾸며--<류영철 농협중앙회 보은군지부장>
  • 충청매일
  • 승인 2011.09.29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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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이젠 몸 좀 그만 혹사 시키세요. 기계도 아니고…” 오늘도 아내의 잔소리가 시작된다. 별로 말이 없던 아내가 잔소리가 늘은 것은 본인의 나이 탓(?)인지, 아님 내 탓인지 잘 모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그런 잔소리가 점점 늘어난다는 사실이다. 하기야 결혼해 30여년을 묵묵히 남편, 아이들 뒷바라지만 했으니 “이젠 나도 할 말 좀하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는지도 모른다.

지난달인가? 군대 간 아들이 전화를 하면서 아내에게 무슨 말을 들었는지 “아버지, 이젠 건강도 신경 좀 쓰세요. 엄마는 늘 아버지 건강 걱정만 하시는데…”하는 것이 아닌가?

“아! 그래, 맞아” 그러고 보니 아내의 잔소리 대부분은 나의 건강에 대한 것이었다.

그런 아내의 잔소리 때문에 비타민제도 열심히 먹고, 좋아하던 짠 음식들도 하나 둘씩 멀리하게 됐으며, 또 일상의 일로 스트레스를 덜 받으려고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새벽에 일어나 책을 읽고 있으려니 아내가 언제 깼는지 옆에 살며시 앉는다.

“여보, 당신은 할 일이 많아 잠을 안자는 거예요? 아님 원래 잠이 없는 거예요? 어떻게 365일을 하루같이 5시간씩만 자니” “새삼스럽게 잠 얘기는? 내가 잠이 없는 것이 아니고 당신이 잠이 많은 것이요. 으음, 다시 말해 나는 개미고, 당신은 배짱이랄까”하자 아내는 기다렸다는 듯이 되받아 친다. 요사이는 배짱이 예찬론이 나왔는데요. 개미는 쉬지도 않고 일만하다가 결국 디스크로 노년에 병원 신세만 지고 있고요, 배짱이는 노래를 잘 불러 외국공연도 다니고 돈도 많이 벌어서 아주 재미있게 잘 살고 있대요. 호호호”

아내의 말에 “아하! 그럴 수도있겠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옛날과 달리 이제는 개성의 시대요, 다양성의 시대이니 각자의 재능과 소질을 개발하고 노력하여 그 분야에서 최고가 된다면 부와 명예를 동시에 잡을 수 있으니 말이다.

근래 우리나라가 배출한 세계적인 운동선수나, 예술가들을 보면 쉽게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그러나 그들의 뒤에는 언제나 개미와 같이 열심히 노력하는 근성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지 단지 타고난 재능만을 가지고 성공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여보, 말이 나왔으니 당신과 상의할 일이 있소. 내가 전부터 꼭 하고 싶었던 일 중에 하나가 바로 첼로를 배우는 것이었소. 왜냐하면, 성악은 나이가 드니 목소리에 탄력도 떨어지고, 다행이 지혜는 피아노, 성동이는 바이올린을 배웠으니 내가 첼로만 배우면 우린 멋진 ‘가족 앙상블’이 될 것이오. 어떻소 이름하여 ‘류 트리오’ 멋지지 않소?”

“아이고, 어째 개미가 요사이 조용하다 했더니 결국 또 자기 몸을 혹사할 일을 찾았구려” “여보 그것은 몸의 혹사가 아니고 내가 좋아서 하는 것이니 아마, 나에게는 좋은 스트레스 탈출구가 될 것이요. 동의해 주겠소?”

“난, 몰라요. 당신이 좋아서 하는 일이니 하시구려. 그러나 나에게는 악기를 배우라는 말은 하지 마세요. 난 관객으로 족하니까요”

어째든 나는 아내의 동의 아래 그날 바로 악기점에 가서 첼로를 샀다. 그리고 대학에서 첼로를 전공하는 학생을 선생님으로 모셔다가, 주일마다 열심히 배우고 있다. 몇 년 뒤에는 음악의 영적인 힘과 가족애를 바탕으로 ‘류 트리오’의 자그마한 음악회를 열고자 한다. 나는 지금 그 모습을 상상만 해도 벌써부터 가슴이 터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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