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농촌지역 도로를 지나다 보면 도로 옆으로 고추밭이 자주 눈에 보인다. 멀리서 보면 멀쩡한 것 같은데 가까이 가서 보면 고추열매마다 반점으로 얼룩져 있고, 고추나무가 말라 가지만 앙상한 고추밭(역병)도 보이고, 물러 터져서 성한 것이 없을 정도로 그 피해는 실로 심한 상태다.

탄저병, 전년比 57배 증가

다른 해에도 그렇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올해는 그 정도가 더 심하다. 고추 가격도 1근당(600g) 2만원 내외로 지난해보다 배 이상 오른 상태로 물량이 부족, 고추를 구입해야 하는 소비자들의 마음도 편치만은 않을 것이다.

올해 고추 생육 최성기인 7∼8월의 기상상황을 보면 강수량은 평년대비 496mm 많았고, 50일 중 40일이 비가 내렸으며, 일조시간도 72시간이 적어 고추 생육에 아주 불리한 기상환경으로 기후 변화와 무관치 않음을 알 수 있다. 병해충 발생도 고추 열매에 반점이 점점 커져서 수확량과 상품성에 크게 영향을 주는 탄저병은 지난해보다 1개월 먼저 발생됐으며, 발병률도 8월 중순경 57배 정도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땅 표면 위 줄기부분이 암갈색으로 잘록해지며 점차 말라죽는 역병, 담배나방 피해에 의해 열매가 물러터지는 무름병, 주로 잎에 발생되는 세균성점무늬병은 강수량과 밀접한 관계에 의해 발생된다. 올해는 농약을 살포할 틈도 없이 비가 오는 바람에 강우가 병해충 피해의 원인 중에서도 근본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

고추는 채소 중에서도 우리나라 국민 식생활에 없어서는 안될 꼭 필요한 조미채소로서 농가 소득에 차지하는 비중도 크다. 특히 충북의 5대 명품화 전략작목(고추, 인삼, 사과, 포도, 복숭아)중 한 작목으로 그 중요도는 더욱 높다. 이러한 비중 있는 고추농사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기후변화에 대응한 기상과 연계한 각종 병해충 발생상황을 모니터링하고 분석해 방제적기를 예측하고, 병해충별 효율적 방제체계 구축에 의한 방제 메뉴얼 작성 등 친환경적 병해충 방제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가 필요하며, 새롭게 개발되는 기술을 토대로 각종교육, 현장컨설팅 등을 통한 재배기술, 유통, 가공 등 경쟁력 향상에 힘써야 한다.

고추재배 농가도 기술정보 습득과 실천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예를 들어 올해 가장 많이 피해를 준 병해충인 탄저병 방제의 경우 탄저병 농약이면 아무 때나 아무 농약을 살포하지 말고 탄저병이 발생되기 전에는 예방약으로 보호용살균제 위주로 살포하고 탄저병 병반이 보이면 치료용농약으로 살포하는 것이 방제 효과를 높이고 농약 사용횟수도 줄일 수 있는데 일부 농가는 예방농약, 치료농약 구분 않고 생각 없이 살포하는 경우도 있다.

고추 가격은 오르고 물량마저 적어 구입에 어려움을 겪는 소비자의 심정도 헤아려 매점매석하는 일이 없으면 한다. 생산자, 유통관계자, 소비자가 함께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지혜를 모아보자. 소비자가 있기에 고추농사를 하게 되고 유통관계자도 필요하지 않은가. 

병해충별 방제체계 구축 필요

얼마전 음성군의 5만㎡규모의 한 고추농가에서 5억원대 이상의 조수익을 예상하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 절망만 있는 것이 아니다. 잘만하면 얼마든지 희망도 있다.

이제부터라도 고추농가들로 구성된 작목반 활동의 내실 있는 활성화와 산 학 관 연 고추관련 기관단체의 보다 적극적인 참여와 대처를 통해 고추농사로 모두 부자가 되는데 다 같이 함께 힘을 모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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