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한 경제발전 추진과정에서 기업들은 근로자의 안전보건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미흡했고, 산업구조가 서비스업 중심으로 변경됨에 따라 서비스업의 재해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또한 저 출산·고령화에 따른 여성·고령근로자 및 외국인 근로자의 증가에 따른 재해증가 및 특수고용형태의 비정규직 근로자의 증가로 짧은 근속기간으로 인한 저 숙련, 신규채용자의 재해도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변화에 대응한 재해예방 대책으로 기업, 시장, 정부의 효율적인 역할 분담을 통한 자율안전보건관리체제 구축, 안전문화 확산, 산업구조변화와 근로자 특성에 맞는 안전보건 대책을 추진해야 한다.

안전보건, 기업 존폐 좌우

충북지역에서도 노사민정이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안심일터 만들기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그간의 단기적인 재해예방 대책만으로는 정체된 재해율을 감소추세로 전환하는 것은 한계가 있고, 일시적인 재해감소 효과 보다는 안정적인 재해감소로 전환하기 위해 예방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이제 안전보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선진국이 될 수 없다. 최고경영자가 관심을 가지면 반드시 해결된다. 안전보건이 취약한 상태에서 기업경영이 잘될 수 있겠는가. 안전보건이 왜 중요한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안전보건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 가운데 하나이긴 하지만 사실은 기업의 수익과 존폐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는 사실이다. 안전보건실패는 숙련된 노동력을 상실하고 노사간의 갈등을 일으키며 기업이미지 추락에 따른 존폐의 기로에 놓인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기업이 망한다는 것은 선진국의 경험이다.

우리는 산업안전보건 문제를 말할 때 가장 대표적으로 드는 사례가 원진레이온 이황화탄소 중독사건이다. 1964년 일본에서 중고기계를 도입해 1966년부터 가동에 들어간 원진레이온은 1989년 11월 최초 사망자가 보고된 후 800여명의 직업병 환자가 발생했다.

결국 이 사업체는 폐업하고 중국으로 공장을 이전하였는데 당시의 재해자들에 대해서 지금까지 치료와 보상 등이 진행되고 있어 수백억원에 달하는 비용이 지출되고 있는 실정이다.

2008년 1월에 발생했던 (주)코리아냉동 이천 호법창고 화재를 살펴보자. 냉동 창고 신축현장 지하 1층에서 설비 마무리 공사 중 화재가 발생하여 작업자 54명중 40명이 사망하고 10명이 부상당한 사고다.

사고원인은 단열재에 불이 옮겨 붙어 화재가 발생하였는데 발화원은 용접 그라인더 불티, 전기스파크, 난방기구 및 담뱃불 이중 하나라고 추정한다. 작업장에는 환기장치도 가동되지 않았고 오작동이나 작업에 지장을 준 다는 이유로 소방설비를 임의 해체한 것도 사고가 커진 원인이다. 무엇보다 5일안에 공사를 마무리 지어야 할 정도로 조속한 영업을 위해 안전을 무시 한 채 무리한 작업을 강행한 것이 원인이었다.

조속한 완공을 위해 작업에 지장이 있는 안전설비를 해체해 화재가 확산됐고, 여러 공정에 많은 인원이 동시 다발적으로 작업을 진행해 피해가 확대됐다. 이 사고가 기업경영에 미친 영향을 보면 경제적손실면에서 물적 피해가 총 공사 금액 132억원중 128억원 손실, 유족보상금 89억원이며 일부 유족은 민사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설비업체는 5개월간 영업정지를 받았으며 건축업체는 경기도에서 영업정지를 당했다. 형사책임 면에서는 건축업체 대표, 건축현장소장, 방화관리자 등 3명이 구속되었고 설비업체 현장소장과 설비업체 대표들은 현장에서 사망했다.

사고 냉동 창고는 철거됐다. 결국 5일 빨리 조업을 하려다가 사업이 망하게 된 안타까운 사고였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경영해야

산업재해 예방은 경영자의 강렬한 의지와 근로자의 적극적인 참여를 바탕으로 시스템을 구축할 때 가능하다. 이러한 사례를 살펴보면 1905년 ‘그러니’사장은 적자에 허덕이던 US스틸사의 사장으로 부임해기존의 경영방침을 안전제일, 품질, 생산성으로 변경한 결과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됐다. 존슨&존슨은 우리와 함께 일하는 모든 근로자들 즉 협력업체 근로자들까지 모두 포함해 생명과 건강을 책임져야한다는 경영철학을 가지고 다양한 안전보건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근로자 교통재해 감소를 위한 ‘Safe Fleet’운동추진, 근로자 건강관리프로그램 ’Health People‘시행, 근골격계 질환 예방프로그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행한 결과 많은 사고건수가 감소했다.

산업안전보건의 중요성은 경영자 및 근로자의 역할이 크다. 안전보건은 미리 예방하면 사고 이후의 비용을 훨씬 줄일 수 있다. 최근 근로자 한명을 회사의 중요한 인적자산으로 생각해 안전을 최우선으로 경영을 하는 세계적인 기업들처럼 우리도 근로자의 안전과 행복이 곧 기업의 성공이라는 확고한 의식을 바탕으로 단 한명의 산업재해도 용납하지 않는 철저한 안전경영을 실천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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