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회사는 이익이 20%정도는 납니다. 그리고 급여도 대기업과 같은 수준입니다.”

중소기업의 사장이 전사원과 함께 혁신사관학교 교육에 참가하여 인사를 나누던 도중에 필자에게 던진 말이다. 모두가 어렵다고 아우성인 지금의 시기에 참으로 행복한 기업이구나 하는 놀라움에 그들의 모습을 좀더 알고 싶어서 기꺼이 예정에 없었던 토요일 아침 등산을 함께 하게 됐다. 설립한지 겨우 6년 된 젊은 기업이지만 30명의 종업원으로 200억원 넘는 매출을 올리고 있다. 공장도 350평 정도로 그리 큰 면적을 쓰지 않는다. “지방에 공장을 지을까했는데 사람을 모으는 것이 걱정이 돼 망설이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기업의 사장이 걱정하는 내용이 아니었다. 

고객의 안심·신뢰 최고의 자산

업종도 궁금하고 사장의 능력이 엄청나게 뛰어날 것이란 생각으로 40대 초반의 사장에게 달라붙어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산에 올랐다. 일정이 끝나고 귀가하기 위해 출발하는 장소에서 종업원들이 보여주는 태도는 진지하고 예의바른 너무나 밝은 모습이었다. 한국의 중소기업에게 좋은 교훈을 알려주는 ‘시련과 영광의 탑’이 있고 영인산 정상까지 오르내리며 참으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기쁨이 있었다. 역시 성공하는 중소기업은 무엇인가 다른 것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첫째로 사장이 집념으로 확보한 기술력이 있었다.

사장은 일류대학을 나온 사람이 아니다. 그는 전문계고교를 졸업한 것이 학력의 전부이다. 현장에서 16년간 반도체의 전기설비를 정비하며 지낸 그는 순간정전 보상장치의 중요성을 깨닫고 독립을 결심해 중소기업의 분야인 ‘순간정전 보상장치’의 개발에 뛰어 들어 5개의 특허를 확보하고 본격적인 장비생산에 들어갔다. 두번의 동업에서 실패를 맛보며 어려움은 있었지만 결국 자신이 직접 확보한 특허와 기술력은 고객에게 어필 됐다. 중소기업이지만 생존이 가능한 아이디어와 세계적인 기술이 있었다.   

둘째로 고객의 안심과 신뢰를 최고의 자산으로 삼고 있다.  

한국의 현장 엔지니어들의 특성이 너무 안전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어서 아무리 성능이 우수해도 일본제를 쓰다가 국산을 쓰려면 왠지 불안해한다. 장비를 만드는 중소기업은 대부분이 사후 서비스 체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다. 짧은 시간이지만 막대한 손실을 초래하는 순간정전은 커다란 문제이다. 그래서 그는 담당자들에게 불안을 없애고 안심을 주기 위해 최고급 자재를 사용하여 품질 좋은 장비로 만들었고 주기적인 점검과 책임을 지고 현장에서 사후 관리를 해주며 더불 안심을 주는 기업 이미지를 만들었다. 초기 2년이 넘는 기간에는 일부만의 장비 수주를 받아왔지만 이제는 국내 반도체 LCD 기업의 모든 수주를 독차지하는 기업으로 변해있다.

셋째로 고객기업의 실무 담당과 가장 친밀한 사장이었다. 

많은 중소기업의 사장들이 윗선의 실력자와 접촉하며 실무진에게 지시를 하게하는 방법을 택하지만 그는 완전히 달랐다. “장기적으로 사업을 지속 하려면 지금은 낮은 직위지만 그들이 언젠가는 최고 책임자가 될 것입니다. 이제는 실무담당자의 결정이 가장 중요한 시대입니다. 그들이 안심하는 장비를 제공하는 것이 최우선이고 그들이 좋아하는 장비일 때 생산성은 가장 많이 오르지요.” 장비를 만드는 기업의 생존 전략중에 가장 중요한 이야기가 됨을 알았다.         

넷째로 사원들과 함께하며 솔선하는 열정이 있다.

이제는 대만이나 중국에서도 그들의 명성을 알고 찾아오며 주문이 밀리고 있다. 6월까지 3개월간 이제까지 해본 실적이 없는 2배 이상의 주문을 쳐내왔다. “모두가 주문 일정에 어렵다고 했지만 마음을 맞추면 된다는 것을 알았다. 해보겠다고 파이팅하며 지혜를 모으니 결국 된다는 체험을 했다.” 역시 목표를 향한 열정이 중요한 경쟁력의 도구였다. 그래서 그는 혁신사관학교에 달려왔다.

성과에 감사하고 열정에 기름을 부어주도록 팀웍을 단단히 하고 싶어서였다. 중소기업은 많은 외형적인 투자가 필요한 규모가 아니라 돈이 들지 않는 열정과 지혜라는 무기로 승리하는 방법에 능해야 함을 그를 통해 알게 된다. “역시 중요한 순간에는 사장이 앞장서서 지휘를 해야하는 것이 중소기업”이라고 말한다.             

이익, 직원들에 성과금으로 지급

다섯째로 적절한 보상시스템을 만들어야 일류인재가 모여든다.

“이익이 많이 나기에 보상이 가능한 것이라고 하지만 사실 보상이 그들을 분발하게 해 이익을 올리는 동력임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실제로 대기업 보다 적지 않은 급여가 나갑니다.” 왜 사원들이 불만이 거의 없었는지 알려주는 부분이다. 그들은 성과를 만들고 있었다. 게임을 하듯이 경쟁기업을 이겨서 이루는 성과는 보상으로 돌아온다. 대략 이익의 30%정도가 돌아간다. 높은 급여와 미래를 향한 도전과 열정이 느껴지는 조직은 커다란 흡인력을 갖는다. 일류 인재가 모이고 높은 성과를 내는 선순환의 이유였다.

중소기업은 언제나 경영환경이 불리한 것은 아니다. 정부에서 방어막과 지원책을 많이 제공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소기업도 변해야한다. 적지만 가장 잘하는 기술분야를 확보하고 여기서는 하청 기업이 아닌 대기업과 대등한 위치를 갖기 위한 이순신과 같은 열정과 지혜가 있어야 한다. 기업생존의 원천인 고객 신뢰는 꼭 규모로 얻는 것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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