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성균 충북 북부 취재본부장

최명현 제천시장이 취임 10개월을 맞았다.

첫 도전에서 공천에 탈락, 두 번째 도전 끝에 제천시에 입성한 그는 지난해 당선의 기쁨도 접어 둔 채 ‘2010제천국제한방엑스포’성공을 위해 모든 역량을 쏟았다.

엑스포는 예상 관람객 100만명을 훌쩍 넘겨 130만명이 행사장을 찾는 등 제천의 역사를 새롭게 세웠다.

호사다마(好事多魔)라고 했던가.

엑스포 성공의 기쁨을 누리기도 전, 구제역이 발생하면서 공무원들은 초소근무와 방역활동, 매몰 작업에 어느 때 보다 매서운 겨울을 보냈다. 최 시장은 취임 다음날부터 오늘까지도 새벽 5시면 어김없이 집에서 나와 시 전역을 한 바퀴 둘러 봐야‘아침밥맛이 난다’는 부지런을 보이고 있다.

지역 애정이 큰 탓인지 그에겐 휴일도 없다. 취임 이후 그는 매주 토·일요일이면 어김없이 시청에 불쑥 나타난다.

시장이 휴일에도 모습을 나타내면서 각 실과소장 들도 덩달아 출근하고 있다. 그의 서민적이고 시에 대한 끓어오르는 열정(?)때문에 공무원들은 큰 부담이 되고 있다.

공무원들이 휴일에 억지로 출근해 시장의 눈치를 본다면 다음날 좋은 생각으로 민원인을 대할 수 있을까?

최 시장은 제천시청에서 30여 년 간을 근무한 공직자 출신이다.

이 때문인지 시정을 모두 직접 챙기려는 ‘만기친람(萬機親覽)’의 모습이 역력하다.

시정의 책임자로써 시의 일을 하나하나 직접 챙기는 게 잘못일리는 없다.

하지만 최 시장의 이런 행동이 실·과장들의 업무 능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런 모습이 지속된다면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결정을 시장에게 미루는 폐단이 나타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는 시장 혼자 아무리 애를 써도 시정이 제대로 굴러가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지도자는 좀 한가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가끔은 좋은 책과 신문을 보면서 상상력을 키워야 큰 생각을 할 수 있다. 지역의 최대 현안사업인 한방산업 정착과 경제도시 건설 등 한 시도 한눈을 팔 수 없을 때, 시의 수장이 한가롭기까지는 바라지 않지만 ‘만기친람’의 최 시장이 아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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