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맛없는 노인 방치땐 큰 코

노인들에게 흔히 들을 수 있는 말 중 하나가 ‘입맛없다’는 말이다. “나이가 들어 그런지 입맛이 떨어져서…”라는 대사는 한 때 코미디 프로그램의 유행어로 활용되기도 했다.

그러나 노인들에게 으레껏 나타나는 증상으로 여기고 식욕부진을 그대로 뒀다간 큰 화를 부를 수 있다.

장기간의 식욕부진은 영양불균형이나 영양실조로 이어져서 노인 질환을 더욱 악화 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고령인구의 상당수가 만성질환을 겪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식욕부진은 세심한 관심을 가져야 할 건강문제다.

대부분의 노인들이 경험하는 식욕부진의 원인과 문제점에 대해 서울시 북부노인병원 가정의학과 전재우 과장의 도움말로 자세히 알아봤다.

▶만성적 식욕부진, 가볍게 넘기면 큰 코 다쳐

노인들은 일반적으로 소화기 변화, 미각-후각 등 감각기관 둔화, 활동량 감소로 식욕부진을 겪는 경우가 많다.

특히 미각이 떨어지고 침 분비량이 줄면 음식물 섭취에 큰 영향을 주게 된다.

또 후각기능이 퇴화하면 음식 냄새를 잘 맡지 못해 먹는 즐거움을 느낄 수 없게 된다.

음식물의 소화, 흡수 기능 역시 떨어진다. 이로 인해 위장에 잔여물이 늘면 복부팽만감이 나타날 수 있다.

젊은 사람과 비교했을 때 같은 양을 섭취했다 하더라도 더 큰 포만감을 느끼는 것도 이 때문이다.

만성적 증상이지만 식욕부진을 가볍게 넘기다간 큰 화를 부를 수 있다.

식욕부진으로 인한 영양실조는 면역기능저하, 감염, 고관절골절, 낙상, 인지능력감소, 피부 열상, 빈혈, 부종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영양부족 의심되면 병원 방문해야

생리적 요인 외에도 사회적, 심리적 요인으로 식욕부진이 나타나기도 한다.

노인들은 건강에 대한 불안감, 경제적 문제, 배우자 사망, 자녀관계, 사회활동의 제한 등으로 소외감과 고독감을 쉽게 느낀다.

이로 인한 불안감, 좌절감, 우울증 등은 식욕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식욕부진이 있는 노인의 경우, 반드시 동반 증상을 확인해야 한다. 우울증의 전조증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평소와 달리 1개월 이상 식욕부진을 느끼는 노인이라면 지체 없이 병원을 방문해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재우 과장에 따르면, 영양 부족 상태의 노인은 피부가 건조해지고 상처치유가 늦어지거나 체모가 얇아지고 쉽게 뽑히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또 손톱이 숟가락 형태로 변하고 탈색되거나 혀에 염증이 발생하고 잇몸출혈이 생길 수 있다.

만약 외관상 영양 부족이 의심되면 병원에서 검사하고 전문의와 상담해 기저 질환을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균형잡힌 식습관 중요, 여러 사람과 함께 식사하는 것 좋아

건강한 노년생활을 위해선 균형 잡힌 식습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비타민, 무기질, 물 등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해야 한다.

특히 단백질이 많은 고기, 생선, 우유, 두부, 콩류, 채소를 규칙적으로 섭취해야 한다.

떨어진 미각을 보충하기 위해 음식의 색깔이나 모양, 맛을 다양하게 내도록 조리하는 것이 좋다.

양배추, 탄수화물, 커피 등 소화기관에 가스를 차게 하는 음식은 섭취량을 적당하게 줄이는 것이 좋다. 변비가 있는 경우 식이섬유가 풍부한 야채를 자주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 가족 등 여러 사람과 함께 식사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도 규칙적이고 정기적인 식사습관을 가지게 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이와 함께 일주일에 2~3회 하루 30분 정도 가벼운 유산소 운동을 즐기는 등 신체 활동량을 증가시키는 것도 간접적으로 식욕을 증가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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