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더위에, 장마에, 태풍에 야단법석을 떨더니만 어느덧 가을의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또한 우리민족 최대명절인 한가위를 일주일정도 남기고 있다. 가끔씩 교무실에 가을편지가 왔다고 들어온 빨간 고추잠자리가 형광등 불빛에 밖으로 나가질 못해 파르르 떤다.

참으로 상큼한 날씨이다. 한가위 때 전국에 흩어져 사는 피붙이들을 만날 기대감에 가슴도 두근거린다.

하지만 요즈음 연예인들에 관한 인터넷과 신문기사로 이맛살이 찌푸려진다. 그 중에서도 ‘원정도박과 거짓말로 얼룩진 신정환’기사다. 신정환은 최근까지 5개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했고, 그의 회당 출연료는 400만∼650만원선이란다. 고액 개런티가 가능한 행사 수입료를 제외하고도, 방송 개런티만으로도 1년에 최소 12억원을 벌어들였다는 것이다.

공직에 몸담은 지 40년이 다 되어 가는 필자의 한달 봉급이 연예인 1회방송 출연료보다 못한 현실에 복장 터질 일이다. 또한 수많은 사람들이 그 이하의 수입으로도 한 달 수입을 쪼개고 쪼개서 성실히 살아가고 있다.

과연 그 수많은 보통사람들의 인생은 허탈함 그 자체인가? 정말로 어느 개그프로 제목처럼 ‘술푸게’하는 더러운 슬픈 세상이다. 명품녀의 기사도 화젯거리이다.

몸에 두른 옷과 액세서리가 4억원이라나? 정말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고 가슴팍이 쓰려 온다. 서민들은 평생 안 먹고 모아도 만질 수 없는 금액의 돈을 한 몸에 매일 걸치고 다닌다니 꿈같은 이야기이다. 연예인(演藝人)은 연예계에 종사하는 배우, 가수, 무용가 등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예능인이라고도 한다. 요즘 연예인이란 직업은 청소년들이 되고 싶어하는 직업 1순위라 한다.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가진 사람들 특히 강제력이 아니라 타인이 스스로 수용하는 영향력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면 그 영향력을 의도하던 하지 않던 아주 신중하게 행동해야 한다. 요즈음 연예인은 세상을 움직이는 힘이 크다.

특히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는 더 말할 나위가 없다. 대중매체가 발달한 오늘날에는 이미지가 군중의 감성과 이성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연예인에 대한 이미지는 비상한 능력을 가졌거나 한없는 선량함을 가졌거나 무한한 순수함을 가졌거나 이렇게 만들어지는 이미지를 부지불식간에 믿게 된다. 수많은 연예인들이 얼마나 대중을 배신해 왔는지 잘 알 것이다.

물론 국민에게 친근함을 가지게 하는 이미지로 신뢰와 사랑을 받는 연예인이 다수라고 생각한다. 가수 김장훈씨같은 기부천사나 남모르게 선행을 하는 연예인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국민들에게 동일감을 느끼게 하거나 인기를 끌려고 미숙한 판단을 드러내는 것은 본인에 대해 애정을 가져온 국민들을 모독하는 일이다.

따라서 연예인들에게도 공직자처럼 청렴성의 잣대를 들이댈 수는 없지만, 최소한의 도덕성은 있어야 한다고 본다. 대중 앞에 서기에 부끄럽지 않을 만큼, 수많은 사람들이 연예인들을 바라볼 때 손가락질하지 않을 만큼의 도덕성은 갖고 있어야 한다. 요즘 들려오는 뉴스를 보면 연예인들의 도덕 불감증이 도를 넘었다는 생각이 든다. 인기를 이용해 각종 이득은 취하면서 공인에 가까운 도덕성과 책임감은 내팽개친 것 같다.

요즈음 추석물가가 말이 아니어서 어떻게 차례상을 차리나 하고 전전긍긍하는 수많은 주부들, 빈손으로 추석을 걱정하는 빈곤층과 외로워하는 다문화가정 등 수많은 서민들과 중산층의 평범하나 희망을 갖고 사는 삶의 현실에 제발 찬물이 아니라 그보다 더한 쓰리고 아픈 고춧가루를 뿌리지 않도록 하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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