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일 실시되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곳곳의 위치 좋은 건물들은 후보자들을 알리기 위한 대형 현수막으로 뒤덮여있다. 또한 지역의 각종 행사장에는 여지없이 후보자들이 찾아와 지지를 호소하며 명함을 돌리느라 분주하고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선 유세차량의 소리가 귀가 따가울 정도로 들리고 있다.

이를 바라보는 유권자들의 표정은 어떠한가? 후보자들의 명함은 받는 즉시 길바닥에 나뒹굴기 마련이고 유세차량에서 흘러나오는 로고송은 관심 없는 유권자들에겐 그저 시끄러운 소음으로만 들릴 뿐이다.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무관심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더욱이 지방선거에 대한 무관심은 더 말할 나위도 없다. 오죽 했으면 서울 인사동에 미모의 ‘투표녀’까지 나타났겠는가?
‘인사동 투표녀’로 알려진 이 미모의 여성은 한 네티즌이 올린 동영상을 통해 알려졌는데, 이 여성은 서울 인사동 한복판에서 ‘6월 2일 투표를 약속하시면 프리 허그(free hug) 해드려요’라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거리를 오가는 시민들에게 지방선거 투표 참여를 호소했다고 한다.

자신을 ‘디자이너‘라고 소개한 이 여성은 ‘많은 사람들이 대선에는 관심을 보이지만 지방선거에는 관심이 없다는 걸 알고 거리로 나오게 됐다’며 ‘거리에 나와 투표 약속을 외쳤지만 무심하게 지나치는 시민들을 보고 속이 많이 상했다’고 한다.

동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주위에 있는 여러 동료에게도 투표를 권유하겠다’, ‘정치권에 국민의 목소리를 들려줄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치지 말자’ 등 호의적인 댓글을 달며 많은 관심을 보여줬다.

열심히 공을 들인 결과가 피부로 느껴질 때 사람들은 보람을 느끼게 되고 관심을 두게 된다. 선거를 통해 제대로 된 후보자를 뽑아 지역이 변화되고 발전되는 모습을 피부로 느끼게 된다면 주민들의 관심과 참여는 높아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후보자를 선택함에 있어 후보자의 자질과 능력, 정책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선택하기보다는 주로 연고지나 정당을 보고 선택하는 경향이 강했다. 후보자들도 우선 당선되고 보자는 생각으로 실천 가능성 보다는 지역 주민들의 관심을 끌 만한 선거 승리용 공약을 제시해 왔던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상황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하여 등장한 것이 ‘매니페스토’ 운동이다.

매니페스토는 목표, 우선순위, 기간, 예산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공약을 말한다. 후보자에게 실천 가능한 공약을 상세하게 명시토록 하여 선거 전에 검증을 받게 하고 당선 후엔 평가 받도록 함으로써 유권자들은 후보자를 현명하게 선택할 수 있고 당선된 후보자는 자신이 내세웠던 공약을 실천하도록 하는 것이다.

매니페스토 운동이 활성화되면 애매모호하고 두루뭉실한 ‘빌 공’자 공약(空約)은 더 이상 불가능하게 될 것이다. 선거 과정도 정책 대결이 중심이 됨으로써 흑색 선전과 상호 비방하는 네거티브 선거운동을 지양하게 될 것이다.

우리의 선거문화는 한 걸음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제 남은 것은 국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의 자세이다. 6월 2일 지방선거! 매니페스토 정책 선거를 기반으로 온 국민이 참여하는 축제의 장이 되기를 간절히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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