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소국 그랜드펜윅의 뉴욕 침공기 <2>- 유현주<청주시립정보도서관>

   
 
  ▲ 약소국 그랜드펜윅의 뉴욕 침공기.  
 

전 세계 작가들 중에서 소득이 1위인 ‘해리포터’의 저자 조앤 K 롤링은 어려서부터 “우리가 ~이 됐다고 상상해 보자!”라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닐 정도로 상상하는 놀이를 즐겨 했다고 한다.

자기가 만든 이야기를 손수 글로 적어서 여러 편의 동화를 쓰기도 했고, 이렇게 항상 뭔가를 끄적거리며 공상하는 습관 덕분에 바로 연작소설 ‘해리포터’ 시리즈도 탄생하게 됐다.

철저히 엄격했던 옛 시대를 살던 사람들에게는 상상력은 금기이자 그 시대의 질서를 해치는 위험한 짓에 불과했지만, 바뀐 요즘의 세상에서는 상상력은 돈이 되고 기업의 경쟁력을 키우고 사회가 발전하는 밑거름이 되는 아주 중요한 능력이다.

그런 의미에서 여러분들의 무한한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는 책 한권을 소개하고자 한다.

바로 레너드 위벌리가 지은 ‘약소국 그랜드펜윅의 뉴욕침공기’라는 작품이다.

북부 알프스 험준한 습곡 어디쯤에 위치한 ‘그랜드펜윅 공국’은 계곡이 세개, 강이 하나, 높이 60m 되는 산이 하나, 한 채의 성(城)으로 이뤄진 세상에서 제일 작은 산악국가이다.

이런 작은 나라가 건국 600년 사상 유례없는 열악한 재정적 위기에 몰리면서 그 해결책으로 ‘자기네와 전쟁을 해서 패전한 나라에 온갖 선물과 원조를 아끼지 않는’ 이상한 나라 미국을 상대로 전쟁을 선포하기로 한다.

일단 전쟁을 선포한 다음 재빨리 항복해 패전국이 됨으로써 막대한 구호물자를 받아 챙기자는 기발한 발상이다.

지도에서 찾아 볼 수조차 없는 약소국의 전쟁 선포에 콧방귀도 뀌지 않는 미국과 중세의 갑옷과 활로 무장한 체 낡은 범선을 타고 뉴욕으로 향하는 그랜드펜윅 원정부대의 활약은 읽는 내내 웃음을 참을 수 없게 만든다.

이 소설의 배경은 초창기 미·소냉전 시대이지만 작가의 신랄한 정치풍자와 사회적 부조리에 대한 에피소드들은 작금의 세태와 견주어도 전혀 그 의미나 재미가 덜하지 않다.

특히 우물 안 세상인 그랜드펜윅을 벗어나 넓은 세상(영국)을 다녀온 그랜드펜윅의 초대 대공의 세상 공부에 대한 소감을 보면,첫 번째 ‘세상은 상황에 따라 “그렇지”도 “아니지”로 변할 수 있고, 또한 그 반대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어떤 논쟁에서도 승자의 말은 항상 옳다’라는 것이다.

세 번째는 ‘펜이 칼보다 강한 것은 사실이지만, 정작 더 크고 우렁찬 소리를 내는 것은 펜이 아니라 칼’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그의 소감은 ‘삶을 살아가면서 우리가 수없이 만나는 좌절과 절망 속에서 우리도 늘 느껴 오던 소감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 봤다.

지금 여러분이 정작 자신의 별 볼일 없고 미약한 힘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불곰처럼 막강한 상대를 만나 기진맥진해 있다면 당장 이 책을 읽어보자.

당신을 가장 당신답게 만들 수 있는 무기인, 가슴 뜨거운 열정과 용기를 선사해 줄 것이다.

유현주<청주시립정보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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