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상우 시장의 변신--김정원 < 편집이사 >
남상우 시장의 변신--김정원 < 편집이사 >
  • 충청매일
  • 승인 2010.01.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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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남상우 청주시장의 말 수가 부쩍 줄었다고 한다. 시 간부들이 느끼는 예전의 남 시장의 모습이 아니라고 했다. 이는 신문·방송이 조사한 차기 시장선거 관련 여론조사에 대한 실망감 때문일 것이다.

남 시장은 기초자치단체장으로서 장·단점을 고루 갖췄다. 공무원으로서의 철학을 갖고 있다는 것이 그렇다. 시청의 한 간부는 남 시장은 시장 관사의 감나무에 열린 감도 시민의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취임 초기 북한에서 보내 온 송이를 혼자 먹지 않고 시청 직원 등과 나눠 먹었을 정도였다. 특히 아랫사람으로부터의 선물은 용납하지 않는다는 것이 그의 공직관이다. 그러나 문제는 ‘시장만 깨끗하면 공직사회가 깨끗해지느냐’는 것이다. 시 안팎에서 이런 지적이 있다는 것은 남 시장이 고민해야 할 대목이다.

청주·청원 통합 전략 실패

남 시장의 가장 큰 장점은 인사 비리가 없다는 것이다. 그가 취임한 뒤 인사 청탁을 하지 말라는 말은 있었어도 인사 비리와 관련한 잡음은 없었다. 깨끗한 인사는 공직사회에 당연한 일이지만 일부 단체장들의 인사 비리가 잦다보니 아이러니컬하게도 남 시장 같은 단체장이 유난히 돋보이는 것이 현실이다. 또 그는 사람을 만날 때 감칠맛을 준다. 정이 철철 넘쳐흐른다는 말이 맞을 것이다. 특유의 굵은 목소리와 큰 제스처는 사람을 반갑게 맞는 인상을 준다.

남 시장은 취임 후 ‘눈 시장’이라는 닉네임이 붙었다. 유난히 눈이 많이 내린 이번 겨울에 남 시장의 활약은 단연 돋보였다. 그는 전시효과든 아니든 눈 치우는 데 직접 나서야 직성이 풀린다. 문제는 ‘나를 따르라’는 식의 리더십이 과연 시 행정에 도움이 되느냐는 것이다.

내가 본 남 시장은 뚝심 있고 배짱도 있다. 하지만 참모들에게 과감하게 업무를 위임하지 못한 것 같다. 분명한 것은 남 시장이 시정의 모든 일을 다 챙길 수는 없다는 점이다. 이건희 회장의 “내 능력을 쓰는 사람은 3류, 남의 힘을 빌리는 사람은 2류, 남의 지혜를 이용하는 사람은 1류”라는 말을 새겨야 할 것이다.

이는 평범한 시장(경영자)은 지시하고, 좋은 시장은 설명하고, 뛰어난 시장은 모범이 되며, 위대한 시장은 직원들의 마음에 불을 붙인다는 말이다. 시장이 눈을 치우는 것은 한 번쯤이면 족하다. 65만명의 리더인 시장이 직원 한 사람의 역할을 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또 그는 남의 말을 경청하기보단 말을 많이 하는 형이다. 최근 조금 변화 조짐이 있다고 하지만 간부들이 시장 앞에서 “아닙니다. 안 됩니다”라고 쓴 소리를 하지 못하는 분위기를 만든 것은 전적으로 그의 탓이다. 그래서 ‘예스맨’을 양산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이다. 남 시장은 자리 욕심도 많다. 행사장에서 자리 배치 문제와 관련해 필요 이상 과민반응은 역효과를 불러오게 마련이다. 오히려 행사장 말석에 앉는 것도 민심을 얻는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다.

남 시장은 재임 기간 동안 언론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우리는 그가 서울시 공보관, 내무부 공보계장을 맡았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누구보다 언론을 잘 활용할 줄 알았다. 그런데 언론과 그리 매끄러운 관계를 유지하지 못한 것은 남 시장 역시 언론의 비판을 달가워하지 않는 단체장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남 시장은 재선 도전에 앞서 넘어야 할 ‘큰 산’이 있다. 공약인 청주·청원 통합 문제다. 지금은 통합과 관련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함구하며 속을 끓이고 있는 그도 할 말은 많을 것이다. 물론 꿈쩍도 않는 청원군의회 통합반대특위가 더 욕먹겠지만 남 시장도 통합이 실패할 땐 큰 부담을 갖게 된다. 통합 실패에 대한 책임론은 필연적으로 나타날 것이고 지방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어서다. 그런 점에서 공천을 받지 못하는 것은 물론 출마 자체가 어려워 질 수 있는 상황이다.

책임론 등 후폭풍 거셀 듯

남 시장은 아직도 통합시장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반면 통합 실패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남 시장에 대한 압박이 컸다. 주변으로부터 통합시장 포기 선언 결단을 통해 통합의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데 기여하라는 말을 귀가 따갑게 들었을 것이다.

애초부터 통합시장 등에 욕심을 내기보단 청원군과 군민들로부터 통합 의지에 대한 순수성과 진정성을 인정 받게 했더라면 더 큰 기회를 만들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남 시장은 통합 전략 실패로 아쉽게도 일생일대의 좋은 기회를 놓쳤다. 반대로 통합 실패로 인한 책임론 등 거센 후폭풍이 그의 정치 생명에 치명타를 입힐 가능성이 높아졌다.

남 시장은 지금이라도 청주·청원 통합에 기여할 방안을 적극 찾아 나서야 한다. 남 시장의 정치 생명은 전적으로 통합 성사 여부에 달렸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선 시정의 문제점과 청주·청원 통합 등 전략적 실패에 대한 복기(復碁)가 선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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