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청주에서는 한 평범한 40대 회사원이 수십차례에 걸친 성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밝혀져 전국적인 충격을 안겨줬다. 그는 가족에게 회사 근무 때문에 일찍 출근하는 것처럼 능청스럽게 거짓말을 하고 상습 성범죄를 저지른 두 얼굴을 가진 범죄자이자 전형적인 파렴치한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반인륜 범죄인 성범죄가 발생된 것이 비단 어제 오늘의 얘기는 아니지만 매년 끊임없이 유사한 범죄가 되풀이되고 있다는데 심각한 문제가 있다.

또 정부가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제도 개선 등 각종 법적 안전장치를 마련해 시행하고 있는데도 동일한 사건이 반복되고 별반 사정이 나아지지 않고 있는 것 또한 곱씹어 봐야 할 문제다. 성범죄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정부와 사회 전 구성원들이 모두 발벗고 나서 눈을 부릅뜨고 철저하게 감시하는 것이 최선이다. 그렇지만 성범죄를 뿌리째 뽑아낼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이나 강한 의지를 만천하에 표명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이다.

충주서 출소자에 전국 첫 부착

이처럼 사회적 약자인 여성과 아동에 대한 성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최근 충주지역에서는 성범죄와 관련된 2가지의 의미 있는 일이 있었다.

그 중 하나는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성범죄를 저지르고 교도소에서 만기 복역한 출소자에게 전국 처음으로 전자감독장치(일명 전자발찌)를 부착하는 사례가 발표된 것이다.

전자감독장치는 수용기관에서 출소 전 보호관찰관에 의해 발목에 부착하는 것으로, 인공위성과 통신 기지국을 통해 실시간으로 24시간 위치 추적이 되며 현재 위치와 이동 경로는 중앙관제센터와 보호관찰관 컴퓨터로 전송되는 2중 감독을 받는 체계이다.

지난해 9월 ‘특정 성폭력범죄자에 대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 이후 충주관내 성범죄자 중 전자장치 감독을 받은 보호관찰 대상자는 총 4명이다.

이 같은 법적 조치가 효력을 발휘했는지는 몰라도 이들 4명 모두가 동종의 성폭력 범죄를 일으키지 않았으며 전자감독장치 부착 이후 지난 반년 동안 성범죄 재범률은 0.46%를 보여 지난해 같은 기간 5.2%보다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번에 형 만기 출소자에게까지 전자장치가 부착된 것은 지난해 9월 법 시행 이후 처음 있는 일로, 법적 제재가 긍정적 결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번에 출소한 성폭력 범죄자는 13살 미만의 여자아이를 성추행 했다 징역 10개월 만기 복역한 30대 남성으로, 2년 간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부착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이와 병행해서 성폭력 범죄자는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과 올바른 성행 교정을 위한 적절한 심리치료를 받게 돼 이 같은 조치가 재범을 방지하는 효과로 나타나길 기대한다.

이와 다른 또 하나의 사례는 성폭력 피해 아동과 가족에게 의료, 상담, 수사·법률 지원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아동성폭력전담센터인 해바라기 아동센터다.

아동 성폭력은 강력한 가중 처벌 법제(성폭력 특별법 등)에도 불구하고 해마다 증가해 사회문제화 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처럼 아동 성폭력 관련법제의 다양성, 관할기관의 복잡화 등으로 효과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응체계 정립 곤란 등을 해결하고 성폭력 피해아동 중심의 종합진료지원체계 구축 필요성에 따라 여성부에 의해 2004년 처음 설립된 것이 해바라기 아동센터며 이번에 충청지역에서는 처음으로 건국대 충주병원에 설치됐다.

전자발찌가 성범죄자들의 재범을 방지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면 해바라기아동센터는 성범죄 피해자들의 인권이 최대한 보호되고 아픈 상처를 신속하게 치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사실 아동 성폭력은 가장 힘없고 스스로 방어할 능력이 없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매우 심각한 폭력이자 있어서는 안 되고 용납될 수도 없는 치명적 범죄다. 특히 성폭력은 피해 아동은 물론 그 가족들에게도 평생 동안 아픈 기억과 깊은 상처를 남기기 때문에 반사회적 범죄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국내는 지난 5년 간 전체 성폭력이 32% 증가한 반면 아동 성폭력은 90%나 증가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다. 이는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더구나 어린이들이 성폭력으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정부의 노력 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 가장 심각한 문제다. 아동 성폭력의 높은 증가율을 보더라도 정부와 전문기관,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절실히 필요하다.

성폭력 피해자 원스톱 지원 필요

이번에 설치된 충청 해바라기아동센터가 성폭력 피해 아동이 수사 과정에서 받는 2차 피해 문제를 예방하고 더 이상의 상처를 받지 않도록 신속한 구조 지원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특히 의료와 심리평가, 수사과정에서의 진술녹화, 자문변호사에 의한 법률 및 소송 지원 등 원스톱 지원 체제를 갖춰 피해 아동 지원을 위한 효과적인 시스템으로 정착돼야 하겠다. 더 나아가 사회적 약자인 아이들이 더 이상 성폭력에 노출되지 않는 분위기 조성과 아동 성폭력이 근절되는 계기가 돼야 한다. 우리 사회에 전자발찌와 해바라기 아동센터가 존재하지 않아도 될 평화로운 세상이 현실로 다가올 수 있기를 바란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