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안주에 왜 감을 쓰지 않을까? 이것은 감을 많이 먹으면 변비가 되거나 위장이 약한 사람은 체한다는 것과 같은 이치다. 술은 마시면 정신과 육체를 흥분시키는 성질을 갖고 있다.

그러므로 기분 좋을 때 술을 마시면 우리 기분과 술 성질이  맞아떨어져서 술도 잘 받고 깨기도 잘 한다. 반면에 기분이 나쁠 때는 술맛도 안 나고 억지로 마셔 놓으면 다음날 숙취로 고생하기 쉽다. 감은 아무래도 떫은맛이 있는데 이 떫은맛이 우리 조직의 활동을 오그라뜨린다. 그러므로 술기운이 퍼지는 걸 방해해서 숙취를 일으킬 수 있는 것이다. 감 먹고 변비 된다는 것도 장을 수렴해서 잘 내보내지 않게 하는 것이고 위장이 무력한 사람은 확실히 감을 먹으면 소화가 잘 안 되는 것은 위장의 소화활동을 억제하기 때문이다. 술과 감, 변비와 소화불량을 이렇게 말하면 쉽다. 그러므로 감을 조심해야 될 사람도 있고, 감 정도에는 끄떡도 없는 사람도 있으니 감의 그런 성질만 알고 있으면 각자 알아서 결정하면 될 것이다.

한의학은 본디 이런 식으로 이치에 입각해서 모든 현상을 밝히고 병을 치료하는 의학이다.

요즘은 양약의 부작용을 겁내서인지 민간요법이 유행하고 있는데, 이것은 음식과 흔히 알려진 한약을 알아서 건강에 보탬이 되고자 하는 것이다. 이때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왜 그런지를 분명히 알고 사용하면 좋겠는데 뭐에는 뭐 쓰라고만 하고 납득할만한 이치가 없으면 그야말로 민간요법이지 의학이 아닌 것이다. 한의학은 중국에서 오래전 ‘황제내경’이란 책을 통해서 그 이치가 밝혀진 의학으로 전 지구의 인류, 나아가 삼라만상, 우주의 이치까지 포함하는 의학으로 당연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서양의학이 거의 전 인류를 대상으로 치료하고 있듯이 한의학도 그 이치에 입각해 침이나 한약이나 기타 방법으로 전 인류를 치료한다. 그런 의미에서 신토불이(身土不二)라는 말이 국수적으로 사용돼서는 안되겠다. 국산 한약으로 이란 여성의 신경통과 미국 남성의 요통을 고친 것은 신토불이와는 좀 다르지 않겠는가. 우리나라 토질이 매우 좋은 편이라 한국·중국·일본에서 공통적으로 생산되는 약재는 우리 것이 좀 더 낫다는 말이지 우리나라에서 생산되지 않는 계피, 부자, 감초, 공사인 등 수십 종의 중요한 한약재는 본래 열대산이라 옛날부터 지금까지 수입해서 쓰고 있는 것이다. 또 요즈음 중금속 함유문제로 문제가 되는 한약재는 시장이나 건강원 등에서 식품으로 유통되는 약재들이다. 한의원에서 사용하는 한약재는 전문 의약품으로 보건복지가족부 및 식품의약품안정청의 허가를 통과한 규격한약재 만을 사용하고 있으므로 믿고 복용해도 된다.

그러므로 이제는 한의학이 민족의학이니까 아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그 이치가 동서고금에 통용되는 우수한 내용인 것을 알아서 실생활에 적용하고 전 세계에도 보급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