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젊은 남녀라고 해서 모두 결혼하는 것은 아니다. 양가 어른들의 합의도 있어야 한다. 사위 또는 며느리가 될 사람이 자라온 환경과 가치관과 행동 양식 등을 고려하고 가풍을 이어갈 수 있을지 또 새로운 가족이 돼서 화목한 가정을 꾸릴 수 있을지 등등 많은 고민을 한 후에 선택을 하게 된다.

청주·청원 통합 역시 청주시민과 청원군민이 같은 생각을 갖고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일방적으로 어느 한쪽이 통합을 원한다고 해서 통합이 돼야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미 2번의 주민투표로 통합에 대한 청원군민들의 뜻을 명백히 밝힌 바 있다.

2년 전 투표를 통해서 청원군민들은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하게 했으며 청주시민도 35%만이 투표에 참여하여 통합에 관심이 없다는 것을 여실하게 보여주었다. 그 당시 언론방송사에서 실시한 여론조사결과 청주지역과 청원군민 모두 통합을 원하는 것으로 조사됐지만 정반대의 주민투표결과가 나와 언론방송사의 이미지만 실추되었다. 그런데도 여전히 일부 언론·방송사들은 청주·청원 통합 쪽으로 계속해서 여론을 형성하고 있으며 최근 통합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를 앞 다투어 발표하고 있다.

여기에 편승한 청주지역 국회의원들은 신뢰하기 어려운 여론조사 결과를 믿고 아직도 통합이라는 짝사랑에 매달리고 있다.

통합의 이유 또한 명확하지 않다. 통합이 안 되면 낙후되고 통합이 되면 브랜드 효과가 높아지고 청원시가 되면 공무원이 늘어난다는 등 이유 같지도 않은 이유로 언론방송을 통해 통합을 주장하고 있다.

청주시민들을 위한 청주시 국회의원들의 통합 주장은 가상하지만 충청북도에 청주시만 있는 것은 아니다.

청주지역 국회의원들이 앞장서 청주·청원 통합을 주장하는 것은 정체성을 지키며 도시지역과 농촌지역을 균형 있게 발전시키기 위해 청원시를 선택한 군민들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밖에는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청주지역 국회의원들은 청주시의 발전이 더딘 것이 청원군과 통합을 못했기 때문이라는 어리석은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

현재 청주시의 변두리 지역은 예전에 청원군에서 편입된 지역이며 지금도 편입되기 전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채 살고 있다.

민의를 수렴하고 대의정치를 실천하는 국회의원이라면 통합을 주장하기 전에 이 분들의 애로사항이나 숙원이 무엇인지부터 고민하고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청주시의 자체 문제도 해결하지 못한 채 청원군 발전까지 책임지겠다는 통합론이 얼마나 어리석은 행동인지 스스로 반성해봐야 한다.

청원시의 문제는 청원군민들의 몫이다.

청원군민들이 선택한 청원시를 두고 또 다시 통합을 주장하는 것은 대의정치를 실천하는 국회의원들의 바람직한 모습은 결코 아니라고 생각한다.

얼마 전 남상우 청주시장의 무책임한 발언 또한 마찬가지다. 남 시장은 “청원군이 시로 승격되면 학군이 나뉘어 청원시 학생들은 청주지역 고등학교에 입학하지 못한다”고 말한 바 있다.

또 청주·청원 통합 무산으로 시내버스가 읍·면 소재지까지 밖에 다니지 않아 청원군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전혀 사실과 다르다.

현재 청주시는 고교 입학 평준화 지역으로 충북도내 소재 중학교 졸업(예정자)이면 거주지 및 출신 중학교 소재지에 제한을 받지 않고 청주시 소재 고등학교에 응시할 수 있다

한 지역의 수장이라면 학군이 어떻게 결정되는지 정도의 기본상식은 갖고 있어야 한다.

또 시내버스는 대중교통 수단이라고 불리고 있지만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사업체란 것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한다.

말도 안 되는 소리로 협박한다고 위축될 청원군민은 하나도 없다. 책임 있는 정치인과 지도자가 돼줄 것을 진심으로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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