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식 코드인사
이명박식 코드인사
  • 충청매일
  • 승인 2008.03.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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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김영재 < 정 치 부 장 >

노무현 전 대통령만큼 인사문제로 시달린 대통령이 없을 듯 싶다. 개각을 할 때면 어김없이 나왔던 말이 ‘또 코드인사이냐’였다. ‘회전문 인사’란 말도 빠지지 않았다. 일부 보수언론과 당시 야당이었던 한나라당은 일찌감치 “실패한 인사”라는 평가를 내리기 일쑤였다.

사실 코드 또는 회전문 인사에 대한 시각은 상대적일 수밖에 없다. 정치에 있어 정적 입장에서는 ‘제 사람 챙기기’라고 시빗거리로 삼을 수 있지만 인사권자 입장에서는 원활한 국정수행을 위한 불가피하고도 필요한 선택이다. 국정이든 일반 회사 경영이든 추구하는 이념이나 원칙이 다른 인물을 요직에 앉힐 수는 없는 노릇이다.

첫 조각 도덕성 상실 상상초월

취임한지 채 한 달도 되지 않는 이명박 대통령의 첫 조각은 누가 봐도 실패작이다. 장관 내정자들에게 공직자의 최우선 덕목인 도덕성은 아예 따질 수도 없을 정도니 말이다.

이 대통령이 경제CEO 출신이어서 인지는 몰라도 한결같이 낙점 인물이 재산 늘리는 데는 탁월한 능력이 있어 보인다. 도덕적 문제에 있어 자기 방어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것도 이 대통령과 닮은꼴이다.

장관 내정에서 낙마한 인물들의 면면과 해명을 보면 그들이 얼마나 도덕적으로 둔감한지 쉽게 알 수 있다.

이들을 부처 수장으로 인선한 이 대통령의 도덕 잣대는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박은경씨(환경)는 김포시 절대농지 불법 구입 의혹에 대해 “자연의 일부인 땅을 사랑할 뿐 투기와는 상관없다”고 변명했다가 “땅을 사랑한 게 아니라 투기를 사랑한 게 아니냐”는 비웃음을 샀다.

남주홍씨(통일)는 부동산 축소신고 의혹에 대해 “부부가 교수 25년 동안 하면서 둘이 합해 재산 30억원이면 다른 사람과 비교해도 양반 아니냐”고 일축했다.

이춘호씨(여성)는 부동산 40여건 보유와 관련, “유방암 검사에서 암이 아니라고 나와 남편이 축하하는 의미로 오피스텔을 선물로 줬다”말해 서민들의 공분을 자아냈다. 이씨는 투기 의혹을 받은 땅 구입에 대해선 “친구한테 놀러갔다가 사라고 해서 대출을 받아 샀다”는 황당한 말을 내놓기도 했다.

이 대통령이 당선된 데는 경제에 대한 서민들의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어떻게든 침체된 경제를 살리겠지 하는 바람이 ‘경제 우선’을 표방한 이 대통령에게 표를 몰아준 것이다. 그런데 이 대통령이 장관 내정자를 발표한 후 여기저기서 “서민은 안중에도 없는 인사들로 내각을 채우려한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서민들이 가장 불쾌해하는 단어는 ‘땅 투기’이고, 가장 듣고 싶어하는 단어는 ‘사교육비 절감’인데 장관이 된 사람들이나 낙마한 사람들 하나같이 땅 투기 의혹을 받고 자녀들을 해외유학 보냈으니 서민들이 실망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번 인사만 놓고 볼 때 이 대통령이 눈높이를 정말 서민들에게 맞추려는지 의구심이 든다. 경제회생을 미끼로 국민들이 부도덕한 인사 등용을 용인할 것이라고 판단했다면 큰 오산이다.

재산이 많다고 해서 무조건 깎아 내리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청와대의 항변은 일면 설득력이 있다. 그러나 정당한 절차에 따른 부의 축적이 아니고 투기로 재산을 늘린 게 눈에 보일 정도로 확연한데 그런 몰상식한 행태에 대한 비판여론이 일지 않는 게 비정상적인 사회이다. 문제가 드러난 한승수 국무총리나 다른 많은 장관 내정자들이 내정자 신분을 벗어나 공식 임명됐다.

 박은경씨와 이춘호씨, 남주홍씨 등 3명의 희생 아닌 희생으로 살아남게 된 것이다. 참 운이 좋은 사람들이다.

결격자 포기 과감한 결단 필요

국민의 기대치는 이미 개발독재시대를 뛰어 넘은 지 오래인데 이 대통령과 청와대는 아직도 그 시대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 ‘부자내각’, ‘1%내각’이라는 비아냥은 서민들의 단순한 불만 표현이 아니다.

이 대통령이 경제를 살릴지는 몰라도 부의 공평한 재분배를 실현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부의 쏠림은 결국 국민 불만이 될 것이고 이는 사회전반의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시대를 막론하고 공직자는 우선 도덕적 자질을 갖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청와대는 경영능력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 같다.

이래서는 정책수행에 국민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지도력을 발휘할 수 없다. 장관 인사에 앞서 이 대통령 또한 도덕성 논란을 불러온 적이 있다.

지금도 자유롭지 못한 게 사실이다. 이런 원죄 때문이라도 이 대통령의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 늦으면 늦을수록 이 대통령의 도덕성은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계속 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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