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고려대, 한양대 등 여러 대학들은 2008학년도 대입시험에서 통합교과형 논술을 통해 학생들의 비판적 사고력과 논리력·표현력을 중점적으로 평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재용 연세대 입학관리처장은 특히 ‘욕망, 웃음, 불안 등 개인적 성찰’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논술 문제를 출제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논술이라고 하면 우리는 딱딱하고 지적인 글을 떠올린다. 하지만 논술은 무엇보다 읽는 사람을 설득해 공감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 논리적이고 비판적인 사고에 감성적이고 예술적인 감각의 적절한 결합이 이뤄질 때 정서적이고 심리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사회문제, 가치문제에 있어서도 문학과 영화 등의 개인적인 예술체험의 예를 사용하면 훨씬 부드러운 논술이 될 수 있다.

‘안락사를 허용해야 하는가?’라는 문제의 경우, ‘밀리언 달러 베이비’와 같은 구체적인 작품을 예를 들 수 있다.

영화에서 가족과도 소원해지고 삶의 의미를 잃은 채 체육관을 운영하며 살아가는 권투트레이너 프랭키에게 찾아온 31살의 여자 복서 지망생 매기는 굴하지 않는 용기와 열정으로 프랭키를 마침내 설득하게 되고, 두 사람의 맹훈련 끝에 매기는 정상에 오르게 된다. 하지만 그때 매기는 사고로 전신불구가 돼 재기 불가능이 된다.

링 위에 선 행복한 순간들을 떠올리며 매기는 후회 없이 죽음을 원하지만 자살은 실패로 돌아가고, 비윤리적인 안락사를 반대하는 목사의 권고에도 프랭키는 그녀가 원하는 대로 안락사를 시켜준다.

우리는 프랭키의 선택에 대한 개인적인 성찰을 통해 안락사 문제에 대한 입장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구체적인 예술체험을 활용한다면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사고에 감성적이고 정서적인 측면이 보완된 종합적인 사고력을 보여주는 창의적인 논술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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